수술날짜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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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날짜가 잡혔다
약을 먹어가며 상태를 보자고 했었는데
호전되지 않고 여전히 심장은 불안하게 뛰었다
“제가 잘못 판단했어요
수술해야 합니다 해야 하는데..
워낙 심장이 작아서 기계를 넣는 건 힘들 것 같고.. “
엄마에게 몇 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그 의사님에겐 무언가 설명을 듣지 못했다
설명 없는 통보에 가까운 진단,
마치 시간제한이 있는 방에 들어온 것처럼
엄마가 준비해 온 질문을 다급하게 물어보면
짧게 한 마디씩의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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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가슴을 꾹 참고 뒤에서 지켜만 보다
얼렁뚱땅 수술날짜까지 잡혔다
엄마가 받을 수술이 어떤 수술인지에 대해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한 채 나와서
간호사님에게 비로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신기술,
불안정한 맥박만 골라 죽이는 시술,
금년 7월 10일에 첫 시술 성공사례가 등장한,
펄스 전기장 절제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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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기존 기술보다 나아진 것이지만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불안하면서 사실은 많이 두렵다
엄마도 그랬을까?
21년도 말에 나온 최소절개법 척추수술을
22년도 초에 받게 된 나였다
현재는 효과와 안정성을 인정받아
국제학회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고려대학교 연구팀이다
하지만 완벽한 사례가 몇 없던 때에
딸의 몸에 상처가 덜 남기를 바라며
의사와 병원을 찾아 헤매고
또 그를 믿어야 했던 엄마가 가여웠다
날이 짙어질수록 그때의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묻지 않아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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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날짜가 한 달 남짓 남은 11월에 잡혔다가
수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전화가 걸려와 다시 진료실로 가게 됐다
일정파악을 잘못했다며
수술날짜가 1월로 쭉 밀렸다
수술을 하게 된 이 상황이 무서워
다행인가 싶으면서도
0.1mg 단위의 약 조정만으로도 힘들어하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편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는 게
수술뿐이라는 생각에
오로지 의사가 안 된다 하면 밀려나게 되는
이 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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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 옆에 있어주는 것,
웃으며 함께하는 것,
앞에서 우는 모습 보이지 않는 것,
보호자가 되기 위해 건강해지는 것,
걱정하지 않는것..
그게 유일하게 엄마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거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