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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Mar 06. 2022

책을 영상으로 읽다. “빨강머리 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한 장면 (iPad air 4, Adobe Fresco)

저는 책을 안 읽습니다.  책을 못 읽는 이런저런 이유를 말할 수도 있지만 결국 핑계입니다. 놀라운 것은 책을 읽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왜 이렇게 되었을 까요? 아마도 좋은 영화들이 책들을 대신해서 저를 채웠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은 저에게 참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책을 영상으로 읽다.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이 아니었다면 저는 앤을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앤의 이야기도 알 수 없었겠죠. 그렇다면 책으로 먼저 앤을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장담하건대 앤을 좋아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앤은 애니메이션 속의 그 여자 아이 한 명뿐 이니까요. 그 애니메이션 때문에 글자로 담겨있는 책도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빨강머리 앤 전집

제가 본 모든 문학작품의 영상화 작업들 중 최고는 단연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입니다. 책 속의 글자들이 살아 나온다면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와 똑같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입니다. 좀 과하게 말하자면 책은 이 애니메이션에게 빚을 졌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 때문에 책이 더 유명해졌을 것이라는 저의 생각이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1984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애니메이션은 TV시리즈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TV에서 방영이 되었죠. 제작진중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네. 맞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된 그입니다. 그 당시 그가 맡은 것은 장면 설정이라고 하는데, 그림체가 “미래소년 코난”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빨강머리 앤 전집을 사고 깜짝 놀랐던 것은, 이 애니메이션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10권의 내용들 중 고작 첫 권의 이야기뿐이라는 겁니다.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가 이렇게 장대하고 긴 이야기였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 애니메이션을 한 채널에서 다시 봤는데 더빙도 다시 했고, 무엇보다도 명불허전인 주제가도 바뀌었더군요. 오리지널 일본 판의 음악에 한국어 가사를 입힌 것 같았습니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으로 시작하지 않는 오프닝이 너무도 어색하더군요. 또한 그 당시 성우들의 더빙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혹시라도 빨강머리 앤을 책으로만 읽은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애니메이션을 봐야 합니다. 그래야 완성이 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빨강머리 앤 실사 시리즈가 있던데 그걸로는 안됩니다. 이 애니메이션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한 장면 (iPad air 4, Adobe Fresco)


앨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전요, 뭔가를 즐겁게 기다리는 것에 그 즐거움의 절반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즐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즐거움을 기다리는 동안의 기쁨이란 틀림없이 나만의 것이니까요.


잡담과 글짓기는 전혀 달라요. 글은 생각을 잘 정리해야만 쓸 수 있어요.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날들이 아니라 진주알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5분 전만 해도 너무 비참해서 태어나지 않았길 바랐었는데 지금은 천사와도 바꾸지 않을 거예요.


절반은 다이애나에게 주면 안 될까요?
나눠주면 나머지 절반이 두 배는 더 맛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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