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한장이야기 Dec 12. 2023

겨울 풍경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겨울 풍경을 처음 그렸던 때의 막막한 심정을 기억합니다. 겨울 풍경은 하얀색이 많습니다. 그 말은 그리는 사람이 뭘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백의 미"라는 말을 쉽게 쓰는데 여백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이죠.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겨울 풍경


대가들의 그림들에서 가끔 찾아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있는데 그림을 다 그린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들이 그것들이죠. 최소한의 표현으로 장면을 구성하는 것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겨울 장면이 그런 느낌입니다. 여백을 최대화하고 표현을 줄여야 하는데 그게 어려운 것이죠.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무서운 것이 하얀 공백이라고 하는데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을 때 돋보이는 대상이 있습니다. 각자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여우입니다. 하얀 눈 속의 붉은색 여우 한 마리의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붉은여우는 저의 그림 속 단골손님입니다. 지금 겨울이니 안 그릴 수 없겠죠.



위의 장면은 저와 메이입니다. 한 겨울은 아니었지만 겨울이 시작되는 추웠던 날이니 겨울 풍경에 넣었습니다. 추워서 털모자와 겨울 옷을 껴입었던 저와 달리 메이는 아주 신나 보이네요. 


겨울은 색에서부터 여백의 미를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추워서 싫어했던 계절인데 그림을 그리면서 겨울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추위마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추울 때는 집안에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게 최고이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