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저의 밥문화에 햇반은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무리 쌀의 소비가 줄었다고 해도 아직 밥은 대한민국에서 주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쌀을 밥으로 만들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햇반을 접하고 절실히 느끼게 되었죠. 저는 이제 햇반 없으면 밥은 식당에서 주문하는 공깃밥이 전부입니다.
누군가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집밥 잘 차려 먹고 다닌다면서요?" 그의 대답은 "그냥 뭐 햇반이죠.."였습니다. 대답을 한 그에게는 아직 햇반을 집밥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햇반이 집밥과 같습니다. 생쌀을 사놓고도 밥을 하지 않고 햇반만 먹은 지 오래되었네요. 햇반이 몸에 안 좋다는 뉴스도 못 봤고 오히려 도정한 쌀을 바로 햇반으로 만들어서 질적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아! 햇반 광고 아닙니다. "오뚜기 밥" 등등 도 저는 좋아합니다. 코카 콜라처럼 간편 조리 쌀밥의 일반 명사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쌀로 밥을 지어먹었을 때 밥솥이 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계량컵을 자주 잃어버려서 용량을 맞추는 것이 불편했었죠. 밥을 짓는 것보다 생쌀에 벌레가 생기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위에서 아직 밥이 대한민국의 주식이라고 말했지만 밥을 해 먹는 빈도가 많이 낮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쌀이 줄지 않더군요. 오래된 쌀에서는 자연스럽게 벌레가 생겼습니다. 빈 페티병에 쌀을 보관하면서 벌레 문제가 사라졌지만 쌀을 사놓고 해 먹는 것이 매우 비 효율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햇반류의 제품에 질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저는 햇반을 집밥으로 대우하며 살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햇반뿐만 아니라 반찬들도 밀키트나 간편 조리 식품들이었네요. 이제 집밥의 개념은 집안에서 먹는 음식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