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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Dec 24. 2020

나는 왜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가?

종교인이 아닌 사람도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


행복한 크리스마스 풍경 (iPad7, adobe fesco)


나는 왜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가?


"나는 왜 크리스마스를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는가? 크리스마스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글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 크리스마스를 좋아할 것 같다. 나 역시 그렇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에 특별히 뭘 하는 것도 아니다. 내 인생의 많은 기간 동안 크리스마스에 별다른 일을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나는 기독교인도 아니다. 


다 커서는 크리스마스에 별다른 기억이 없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어린 시절에는 뭔가 이벤트가 크리스마스에 있었다. 가족 외식을 하는 날로 기억에 남아있다. 가족 간에 사이가 안 좋아도 그날만큼은 좋아야 하는 것 같았고, 모두 다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메뉴는 한식이 아닌 돈가스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서양 음식으로..


무엇보다도 선물을 받는 날로 기억되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날이다. 내 생일 이외의 날에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경우였다. 남의 생일에 내가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강한 인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 중 크리스마스는 손에 꼽히는 좋은 기억들 중 하나이다. 그 기억은 나이가 들어도 한 사람의 인생에 남는다. 어린 시절부터 쌓인 크리스마스에 대한 좋은 추억들은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지금까지 크리스마스의 관념을 지배한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기독교적인 기념일에 불과한 특정한 날에 호들갑 떨 필요 없어!"라고 생각해도 이미 마음은 들떠있다.


크리스마스가 더 무서운 것은 모든 문화적 폭격을 나에게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영화는 따로 언급도 하지 않겠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제일 큰 영화시장 대목이란 것만 봐도 영화계를 접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어릴 때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TV에서 보며 하루를 보낸 기억은 다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문학계는 어떤가?


문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작품들 중 크리스마스가 배경이거나 중요한 요소로 나오는 것들이 많다.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 크리스마스를 좋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음악이다. 이 세상의 어떤 특정한 날이 음악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또 있을까? 놀라운 것은 계속 계속 새로운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12월만 되면 플레이리스트를 캐럴들로 채운다. 그리고 캐럴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힘은 문화라고 말한다. 그 무섭고 막강한 힘인 문화를 풀 장착한 크리스마스를 내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2020년 12월 24일이다. 2020년의 코로나19 상황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크리스마스도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전 세계가 조용히 지나갈 것이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또는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온기를 가슴에 담는 것이다. 힘들고 불안했던 2020년,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더 다가오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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