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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인터뷰를 한다면..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by 그림한장이야기

저는 예전에 인터뷰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온라인 텍스트 형태의 인터뷰였습니다. 저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 "【이웃집 아티스트】 그림 그리기가 즐겁습니다 - 그림한장이야기 "입니다. 좀 창피하네요.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해본 인터뷰!"란 제목의 글도 썼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가 2025년 4월 30일에 종료한다는군요. 인터뷰가 네이버 포스트의 콘텐츠 같은데 곧 없어지겠네요. 저의 자랑거리 하나가 없어진다니 너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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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지금 다시 인터뷰를 한다면..


인터뷰한 글들을 지금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잊고 있던 저의 뜻밖의 답변에 놀라기도 하고,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불 킥할 정도로 창피한 멘트도 보이네요.. 지금 다시 인터뷰를 하면 어떨까? 그래서 셀프 인터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해 주세요.

지난 답변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한국사람들의 자기소개서에는 자기소개가 없다고..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1남 1녀의... 어쩌고 저쩌고.. " 저도 이런 시대의 사람이다 보니 자기소개가 참 힘듭니다. 고민 끝에 가장 간단하게 말하려 합니다. "온전히 현재를 살기 바라는 게으른 아저씨.." 정도.

새로운 답변

지금도 여전히 자기소개는 어색하네요. "그림한장이야기",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등등으로 활동하는 그림과 글을 쓰는 사람 정도..(여전히 게으른 아저씨.. 나이를 더 먹은..)


Q. 그냥 지나칠 수 있었고, 제 이웃이었을지도 몰랐을 아티스트이신데요.

‘아티스트’란 단어가 본인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나요?

지난 답변

저는 제가 아티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그림을 그리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하지만 아티스트라는 호칭의 감정은 좋습니다. 제가 느끼는 아티스트란 단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저도 앞으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새로운 답변

"아티스트"라.. 지금은 "작가"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여전히 오글거리는 호칭이지만 스스로 "작가"라는 호칭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수준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그동안 그림과 글을 써온 시간의 양이 최저 기준선을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 "나 자신을 인정하게 될 때"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로 만날 수 있습니다.)


Q. 전공 혹은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지난 답변

대학 2년 후 자퇴했죠. 축산학과였는데 이후 동물자원 학과로 이름을 바꾸었죠. 지금은 아무거나 하는 프리랜서?입니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디자인도 하고 프로그래밍도 했죠. 그렇다고 지금의 그림과 예전의 디자인을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그림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답변

솔직히 지금은 백수라고 볼 수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저는 행운아입니다. 이런 마음 편한 백수가 되기까지 긴 이야기가 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Q.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지난 답변

지금의 그림을 시작한 계기가 참 우연적입니다. 어느 날 유튜브를 보는데.. 펜으로만 멋진 그림을 그리는 분이 있는 거예요. 그분이 지금 많이 유명해지신 "이연"님입니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보자"가 된 겁니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되니 돈도 별로 안 들고, 당장 재료가 있으니 시작했죠. 그러다 내 그림을 아내가 보고 마구 칭찬을 해주었고,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내 그림을 올리기까지 했죠.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깨달음이 있는데 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고 가 없다는 것이죠. 유튜브에서 본 어느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상과 똑같이 그릴 필요 없다. 똑같이 그릴 수도 없다. " 그 후 그림에 대한 아무런 스트레스나 압박감이 없어졌고, 그림 그리기가 즐겁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의 내가 인스타그램에 적극적으로 그림을 공개도 하고 말이죠.

새로운 답변

위의 "지난 답변"과 똑같습니다.


Q. 인물, 캐릭터, 풍경, 영화 드로잉 등등 다양한 소재로 그림을 그리시던데,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지난 답변

다양하게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지루하지 않으니까요. 인물이 잘 그려지는 날에는 인물을 많이 그립니다. 그러다 지루해지면 풍경을 그리죠. 혹은 영화 속 장면을 그리기도 하고요.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하고 많은 그림적인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그림에서 오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저는 결국 재미있으려고 그림을 그리는데 다양한 그림 그리기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하게 많이 그리는 것이 그림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답변

위의 "지난 답변"과 같습니다. 조금 더 더하자면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꾸준히 할 수 있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재미를 찾아야만 합니다. 재미가 없다면 절대 꾸준히 할 수 없습니다. SNS 마케팅에서 추천하는, 한 가지 주제로 일관성 있게 콘텐츠를 만들라는 가르침을 무시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똑같은 주제만 다룬다는 게 지루해서 재미가 없었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중구난방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기보다 꾸준함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Q. SNS를 보면 초반작업들은 또렷한 선 중심의 펜 드로잉이었다면 현재는 선도 부드러워진 느낌이고 색도 들어가더라고요. 그림 스타일의 변화가 온 걸까요?

지난 답변

제가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그림 스타일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려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스타일이 나오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제 스타일을 가질 만큼 잘 그리지도 못하고요. 다만 초기 작품과 지금의 작품이 다른 이유 중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드로잉으로 넘어온 것이 가장 클 겁니다. 이제는 거의 아이패드로만 그립니다. 디지털로 그리다 보니 색을 넣기도 쉬워서 색도 자주 사용하고요. 종이에 실제 펜으로 그리는 것과 디지털로 그리는 것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더군요. 처음에는 디지털 드로잉도 종이에 그리는 것과 똑같이 그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분야가 다른 것임을 알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그냥 디지털답게 그립니다.

새로운 답변

저의 그림들은 예전과 지금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기 때문에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나 "인스타그램"의 스크롤을 쭉 내려서 초창기 그림을 보고 현재로 복귀하면 단번에 확인이 가능하죠. 기록과 시간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됩니다. 변화는 필수이고 꼭 겪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Q.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요.

지난 답변

아직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대상을 보고 그립니다. (궁극적으로는 만화가 "김정기"님처럼 안 보고도 멋지게 그리는 것이 희망입니다. )
우선 첫 번째로는 그릴 대상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과정인 것 같습니다. 제가 흥미를 가질만한 대상 찾기가 중요하고 쉽지 않은 단계이죠. 되도록이면 이야기가 상상되는 대상을 찾아다닙니다. 그것이 인물이 되든 풍경이 되든 동물이 되든 상관없어요. 대상을 찾는 방법은 역시 구글 검색이나 핀터레스트입니다.
두 번째 대상이 정해졌으면 바로 그립니다. 스케치, 밑그림 안 그리고 바로 드로잉을 하죠. 이유는 귀찮아요. 거의 똑같은 작업을 두 번 하는 게 지겹더군요. 그래서 종이에 직접 그릴 때도 밑그림 없이 바로 드로잉 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잘 그리고자 하는 압박이 없으니 과도한 정성과 노력을 안 들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부수적으로 더욱 개성 있고 즉흥적인 표현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보고 그리는데 새로운 대상을 창조하는 기분입니다. 내 손에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이 생겨서 기분 좋은 설렘이 생깁니다. 드로잉이 완성되면 채색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마무리합니다. 채색 유무의 결정은 순전히 제 기분이 정합니다.
세 번째 그림이 완성되면 인스타그램에 올립니다. 솔직히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유가 대단하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만족으로도 처음에는 좋았고 지금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내 그림을 본 모르는 사람들의 반응이 그림 그리는 과정과는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의 소통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이용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느 정도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고, 관계에 따르는 피로도 적은 편이라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그러더군요. SNS는 디지털 사회생활이라고..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새로운 답변

지금은 그림 그리는 과정이 거의 자동으로 이루어져서 따로 생각하면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지난 답변"의 과정을 여전히 따르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달라진 점은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같은 현장 야외 드로잉을 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야외 드로잉의 과정은 좀 다르죠. 펜하나, 드로잉 북 하나를 들고 집 밖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산책을 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마음에 드는 풍경을 드로잉 합니다.


Q. 꽤 오랜 시간 드로잉 작업을 이어오고 계신 것 같아요.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지난 답변

그 이유는 간단한 것 같습니다. 드로잉 하는데 스트레스나 압박감 등등이 없습니다. 그림은 "잘" 그린다가 아니다. 그냥 그린다.라고 나 스스로가 정하는 순간 즐거움만 남습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취미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 드로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죠. 모든 취미는 그 과정이 순수하게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오래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자신의 취미로 영어공부, 운동 등등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영어 공부가 재미있고, 운동 과정이 재미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취미라고는 말하지만 과정이 아닌 목적과 결과에 집중하죠. 저는 그림을 시작한 지 이제 1년 정도 되었는데 아직 드로잉 하는 과정이 순수하게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답변

다른 질문의 답변과 중복이 되네요. 꾸준함의 원동력은 "재미"입니다.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나만의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Q.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면서 작가님께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지난 답변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만은 착해지는 나 자신을 봅니다. 제 그림에 자주 동물들과 자연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 줄 적죠. 그 순간만큼은 자연보호를 적극 지지하는 사람이 됩니다. 물론 다시 생활에 돌아오면 별 생각이 없어지지만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그림과 글도 한 줄 적습니다. 실 생활에서는 남에게 큰 관심이 없죠.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이라도 내가 착해진다면 좋은 것 같습니다. 24시간 나쁜 인간보다는 20시간만 나쁜 인간이 좀 더 나은 것 아닐까요? 저는 그림들 중 나쁜 그림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암울한 그림이라도 그 의도와 목적은 선합니다. 우리가 그림을 그리고 예술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것 때문 아닐까요?

새로운 답변

대부분 그림을 그리고 나면 나 자신이 뿌듯해집니다. 그림의 질적인 것과 상관없이 만족감이 엄청 크게 다가옵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이란 작업을 하게 된 이유가 그림을 그리면서 여행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위해 내 주변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순간 여행자의 시선이 됩니다. 그때부터 저는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일상이 여행이 된다는 것은 현재를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일 것입니다.


Q. 그림에 들어가는 단어, 한 문장.. 보는 분들도 하나의 재미요소라고 생각하실 거 같아요.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지난 답변

위에서 말한 대로 드로잉을 하는 과정 중에 대상의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상을 봤을 때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것을 한 줄 적습니다. 누구나 생각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끔 나만 떠오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죠. 그 그림에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의 한 줄이 그 작품 전체를 빛나게 하는 것 같아요. 또 그런 작품들을 사람들이 좋아하더군요. 이제는 참신한 아이디어나 상상력이 잘 안 떠올라요.

새로운 답변

예전에는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를 적었었습니다. 그때 제법 재치 있는 글귀도 적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재치와 위트가 사라져 버린 것 같습니다. 그림에 더 집중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예전의 발랄한 저의 상상력이 그립기도 합니다.


Q. 100% 취미로 시작한 드로잉 게시물이 어느덧 1,000개를 넘었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까 궁금해요.

지난 답변

인스타그램에 드로잉을 올리면서 처음에는 숫자에 대한 이벤트들을 했었어요. 팔로우 수, 포스팅수.. 100개 단위로 기념하고.. 그러다 안 하게 되었죠.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았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게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 1000개의 포스팅은 개인적으로 제법 의미가 있더군요. 한 번도 꾸준히 무엇을 해본 게 없는 것 같은데.. 이제 생긴 겁니다. 나도 나 자신에게 내세울게 하나 생긴 겁니다. 가장 기분 좋은 것은 인스타그램 볼 때 스크롤할 맛이 난다는 거죠.

새로운 답변

좀 거만해져 볼까요? 저는 이제 그림의 양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매일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되었고 별다른 인식 없이 손이 그림을 그립니다. 무엇을 오래 한 사람들만 아는 경험입니다.


Q. 수많은 그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난 답변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 친구분이 지금까지의 그림 중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달라는 이벤트를 했었어요. 그때 저는 이 드로잉을 선택했습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드로잉을 할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자유롭고, 큰 재미를 맛볼 수 있었죠. 아무 생각 없이 한 번에 펜이 미끄러지는데.. (참고로 이 드로잉은 직접 종이에 한 번에 그린 아날로그 드로잉입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희열이랄까요? 대상 인물과 똑같지는 않지만 제가 의도하려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는 것에 놀랍고 뿌듯했었습니다. 참고로 외국 가수 티나 터너 아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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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답변

지난 답변과 똑같습니다.


Q. 작가님에게 자극이 되거나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지난 답변

저는 좋아하는 철학가가 한 명 있어요. "최진석"이란 분인데요. 그분의 말들을 항상 기억하려고 합니다. "인생에서 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충고하기와 충고 듣기" "보편적 기준과 보편적 이념을 따르기보다 내 욕망을 따르라"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지만 읽기만 하다가 쓰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기준의 수행자가 되기보다는 기준의 창조자가 되어라" 등등 그분의 말들이 저에게 자극이 되고 영감이 됩니다. 그리고 저에게 자주 묻습니다. "그래서 너의 생각이 뭔데?"

새로운 답변

지난 답변에 등장하는 철학자 "최진석"의 말들이 저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그 후 그의 행보는 저의 기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변화는 필수입니다. 철학자 최진석도 변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저도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나, 자신이 변했다면 다른 이정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의 영원한 추종자가 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저는 "이연"이란 유튜버를 보고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그 유튜버에게 빚을 진 셈이죠. 그렇지만 지금 저는 그 유튜버의 팬이 아닙니다. 변화한 저는 다른 그림 유튜버를 찾아 떠났습니다. 지금 구독하는 수채화 유튜버도 저의 변화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제가 거쳐온 그들 모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잘못이 없죠. 다만 제가 변했을 뿐입니다.


Q.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 등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난 답변

음악은 특정 가수나 장르를 좋아하지 않고 들어 봐서 내 취향이라면 플레이리스트가 되어서 자주 듣습니다. 제 취향은 재즈 쪽인 것 같은데.. 저도 잘 모릅니다. 가볍고 경쾌한 스윙 재즈나 "리사 오노"의 보사노바,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들.. "응답하라 1988 OST" 그리고 "영화음악들"입니다.
영화는 아주 좋아합니다. 영화감독의 그릇이 아니라고 깨달은 어린 날의 저는 시나리오 작가나 영화 평론가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모든 것을 볼 용의가 있습니다. 명작부터 졸작까지.. 일단 직접 보고 평가하자는 주의입니다. 최근 영화계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어려워서 새로운 영화를 못 보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인상 깊은 작품은 역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입니다.
책은 정말 안 봅니다. 어릴 때부터 안 보았고, 지금도 안 봅니다. 지금은 눈이 안 좋아서.. 유명한 문학 작품들은 거의 영화로 접했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책 한 권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초원의 집"입니다. 예전에 외화 시리즈로 TV에서 봤었는데 어린 나이에 감동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초원의 집 책이 집에 있는 겁니다. 원작 소설이 있었던 거였죠.

새로운 답변

여전히 책을 안 읽고 있네요. 눈도 더 침침해져서 글을 읽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의지의 문제일 것입니다. 이렇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독서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씩 꿈틀 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책을 읽을지도 모르겠네요. 더 놀라운 변화는 영화를 별로 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림과 글이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다가왔고 영화 볼 시간에 그림과 글을 쓰고 있습니다.


Q. 본인을 자유롭게 표현한다면?

지난 답변

음.. 이런저런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돈 되는 생각 빼고 말이죠. 돈이 끼어드는 순간 재미는 사라집니다. 쓸데없는 상상과 공상을 좋아하고,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게으르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으름의 미학에 찬사를 보내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게으름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답변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이 질문에 손이 오그라드는 게 느껴지네요. 저야 이제 중년 아저씨일 뿐이죠.


Q. 작업 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 답변

이 경험 역시 저를 드로잉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드로잉 초창기 때 일 있은데요. 그림이 아주 엉뚱하게 나온 겁니다. 저는 "오드리 헵번"을 좋아해서 자주 그립니다. 그런데 그날 드로잉 한 그림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어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죠. 그 그림을 보고 저는 폭소가 터졌습니다. 한동안 웃음이 멈추지를 않더군요.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어요. 보고 그린 그림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다니.. 눈물이 날 정도로 웃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그때 알게 된 것이죠. "잘 못하고도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니!" 대부분 잘해야 재미가 있죠. 그런데 잘 못하는데 재미있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나에게 드로잉이 그랬고, 그림은 똑같이 그릴 수 없다는 것을 그때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만의 챌린지가 발생했죠 "오드리 헵번 그리기"

새로운 답변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일들은 거의 대부분 그림을 처음 시작했던 초창기 시절 때의 일입니다. 지금 그림이 주는 재미는 좀 다른 결로 다가옵니다. 좀 더 철학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린아이 같았던 첫 그림의 순수한 즐거움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 답변

없습니다. "과거는 지나가 버렸고, 미래는 신의 영역이며 우리에게는 현재가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욜로를 뜻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밖에 없죠. 과거를 후회하기보다, 미래를 갈망하기보다, 현재를 궁금해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답변

2025년의 계획은 여행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산책이 아닌 조금 더 멀리 나가서,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그림 속 작은 여행"이라는 매거진으로 벌써 실행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작은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림의 양을 늘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왜 그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이유에 집중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루틴과 규칙에 전념했다면 이제부터는 유연한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Q. 작가님처럼 나의 이웃일지도 모르는 우리 주변의 아티스트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이웃집 아티스트를 위한, 이웃집 아티스트가 될 분들을 위한 메시지를 남겨주신다면?

지난 답변

제가 초보이니 저처럼 시작하는 분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그리고 예술이란 무게에 눌려서 시작도 못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예술이란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유행하는 1인 미디어들도 그 근본은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의 정신에 기반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그 무엇이든 시작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게 예술이죠.
그런 당신이 아티스트

새로운 답변

요즘 들어 어떤 것의 과정 속에 있을 때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좋아하는 것을 위한 과정이란 전제하에 말이죠. "과정은 실력이고 결과는 운이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실력의 영역인 과정만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습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과정의 여정이었다고 자부하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나요? 그 과정 속에 빠져보세요. 결과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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