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효율을 수집하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by 그림한장이야기

부자에게 당신이 언제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나요? 란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뭐라고 대답할까요? 누군가가 흥미로운 답변을 하더군요. 내가 일부러 많은 돈을 들여서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을 하거나 사용하기 불편한 것을 구매할 때라고 말이죠.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비효율을 수집하다.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음악을 듣기보다 누군가는 LP판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죠. 저에게는 그들이 부자로 보입니다. 물론 저렴하게 합리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할 것입니다. 비용적인 측면만 따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과 노력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 더 큰 포인트일 것입니다. 다른 분야에서 효율적인 관리를 극대화했기에 가능한 여유라는 것도 잘 압니다. 이런 비효율과 불편한 것들이 나의 선택에 의해서 하나 둘 늘어간다면 부자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누군가의 눈에는 저도 부자로 보일 수 있겠네요. 비효율과 불편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짓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래 장면들은 제가 그린 그림들이고 어느새 저렇게 많이 모였네요.

처음에는 아무 이유 없이 엽서사이즈의 종이에 그림을 그렸고, 나중에는 혹시 명함을 줘야 할 때가 오면 이 그림으로 대신하자..라고 생각했었죠. 아직 한 번도 명함대신 사용한 적은 없지만요. 참 비효율적인 발상입니다. 명함을 직접 그려서 사용한다? 아니, 명함을 왜 사용해? 다른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텐데!


부자가 아니어도 비효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번듯한 직장 없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아도 엄청난 수를 수집한 LP마니아가 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살기 힘들다고 느낄수록 효율의 덧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같습니다. 효율 속에는 재미와 설렘이 없기 때문이죠.


"갓생"을 산다는 말이 유행을 합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나 효율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효율적으로 삶을 꾸려보려는 좋은 의도라고 이해합니다. 비효율 속에 숨겨져 있는 재미와 설렘도 잠시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