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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 더 쉽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by 그림한장이야기

이 세상에 100%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일에 100%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강박증, 완벽주의자 등등으로 부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저 같은 게으른 사람에게 100%란 의미는 "피곤함"뿐입니다.


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100%가 더 쉽다.


매일 루틴을 행하는 사람들이 저의 눈에는 100%를 추구하는 답답한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두 가지 자유를 주어라. 그 일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루틴 만들기를 부담스러워했던 이유가 그것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가둔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루틴을 하지 않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조건이 있는데 루틴을 하지 않을 때 다른 작업을 해서는 안됩니다.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 루틴만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지금 저에게는 오래 하고 있는 루틴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이죠. 처음 시작할 때 그림 그리는 시간을 정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었죠. 그 시간에는 그림을 그리던지 아니면 멍하니 아무것도 안 하던지, 둘 중에 하나만 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게 있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멍 때리는 시간도 좋았지만 결국 뭐라도 끄적거리며 그림을 그리게 되더군요.


"100%"라는 것을 떠올리면 "30%는 가능할 것 같지만 100%는 무리야."라는 식으로 생각이 돌아갑니다. 아니면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니까 55%만 하자."라며 애매한 중간을 찾느라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그렇다면 100%라는 표기를 0과 1로 바꿔보죠. 컴퓨터가 동작하는 디지털 단위인 0과 1입니다. 그 중간은 없습니다.


0과 1로 생각을 바꾸면 시작하는 순간 100%를 달성하게 됩니다. 중간에 이런저런 이유로 멈출 수도 없습니다. 시작하지 않거나 시작하거나 두 가지 경우밖에 없으니까요. 5%보다 100%가 쉽습니다. 99%보다 100%가 쉽습니다. 어려움은 완성도에 있지 않습니다. 시작하기 직전, 그 순간이 제일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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