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와 펜 드로잉
요즘도 학생 시절을 지나고 나면 중지 손가락, 펜이 닿는 부분에 두껍게 굳은살이 박이나요?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에는 그 굳은살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왜 굳은살이 박인 걸까요?
기본적인 그립으로 펜을 많이 쥐었다면 자연스럽게 중지 손가락의 특정 부분, 위의 사진에서 저 부분에 굳은살이 박이게 됩니다. 공부는 하지 않았어도 학생시절 어쩔 수 없이 펜을 많이 쥐었나 봅니다. 놀라운 것은 학생시절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굳은살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키보드만 두들기다가 어느 순간 펜을 잡았을 때의 감촉, 굳은살을 건드리는 펜의 존재감, 학생시절 칠판 가득 채운 내용을 필기하던 고통이 다시 살아나는 듯 해 불쾌하지만 몸에 새겨진 훈장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몸에 새겨진 글씨체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게 당연하겠지요. 마음이 급하거나 정신없을 때 글을 쓴다면 어김없이 예전의 글씨체가 나옵니다. 고치려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나의 악필은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