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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 Kim Dec 29. 2019

6.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어느새 연말이 다가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마냥 여유롭게 보내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바쁘다.  늦가을부터 시작되는 업무 고난의 시즌은 해를 넘겨 연초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10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마음 편히 한 해를 떠나보내고 새 해를 맞이했던 기억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내 연말은 늘 우울했고 허무했다. 종무식을 마치고 일찍 집에 가는 다른 직원들을 부럽게 쳐다보며 나는 마지막 근무일도 자정 가까이 일하다 마무리가 안되면 새해 첫날에도 일을 붙잡고 있었다. 올해 12월 31일에도 나는 아마 밤늦게까지 한껏 예민해진 상태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날이 오기 전에 미리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가족>

우리 가족은 올해 생명의 탄생이라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반짝이던 가을날에 우리를 찾아온 첫 조카는 누구보다도 작지만 큰 존재감으로 내 마음에 각인되었고, 이 작은 생명의 숨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왜인지 모르게 삶을 감사히 여기는 태도와 안도감으로 가득 채워진다. 조카는 세상에 오자마자 내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드문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 또한 아이가 자라면서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내년에는 나 또한 나와 내 신랑을 닮은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기를 바라본다.  


<사람>

올 해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가며 할퀸 상처에 나는 많이 억울했고 서러웠던 것 같다. 사람들이 했던 말과 행동에 마음이 베여 좌절해있던 시간들은 꽤 아팠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나를 끌어준 힘 또한 사람이었다. 내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는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나를 스쳐갈 모든 사람들에게 내 진심이 닿을 수 있기를,  나 또한 내게 다가올 사람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 자신>

나는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았다. 꾀부리지 않고 꾸준히 내 역할을 해나가면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계획하고 상상한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지는 못했지만 돌발 상황에서도 나는 최선을 다해 최악의 결과를 피했다고 믿는다.

또 올해는 글을 쓰고 싶다는 내 꿈을 향해서 용기 내 첫 발을 내디뎌보기도 했다. 투박한 내 생각과 감정이 담긴 브런치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브런치를 통해 내게 전해지는 공감과 지지는 일상 속에서 지친 나를 미소 짓게 만든다.  


이틀 뒤면 낡은 달력과 함께 사라지겠지만 빼곡히 살아낸 2019년, 365일의 시간은 내 안에 쌓여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내년에도 나는 모든 상황에 지금처럼 진심으로 다가서고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상처 받고 억울하고 때로는 스스로에게 실망해 못 견딜 때도 있겠지만, 내 안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주는 힘으로 나는 늘 어제보다 한 뼘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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