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 일기장
계속된 불만, 미움, 부정, 화...
내 마음이란 것은 도대체가 만족과 감사를 모르고
끊임없이 화를 돋운다.
도대체가 언제까지 이렇게 마음이 미움으로 가득 차서 나를 불행하게 만들 것인지 너무나 갑갑해서,
뭐라도 붙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종교라도 가져볼까, 모태 천주교였지만 발길을 끊었던 성당에 다시 나가볼까, 시댁 부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엘 가볼까, 가장 마음이 가고 더 알고 싶은 절에 다녀볼까...
"남에게 이해를 바라지 말자! 나를 이해하실 분은 오직 주님!"
"하느님의 크신 사랑, 오소서 성령님!"
"무한한 사랑이신 주님, 길 잃은 어린양을 보살펴 주세요!"
성당이나 교회에 가서 이렇게 외치면 마음이 좀 더 나아질까?
그래서 다들 종교를 갖는 걸까?
하지만 종교를 갖기엔 나의 이성이 너무나 굳건하여 믿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종교보다는 철학에 가까운 불교에 관심이 가는 편이다.
괴로움에 지쳐 마음공부를 시작한 지 1년 차.
마음의 작용에 대해 알아갈 때는 새로운 깨달음에 즐거웠다.
하지만 마음이란 것은 다시 습관대로 돌아가 다시 미움을 만들고 괴로움을 만들었다.
이젠 머리로는 알지만 역시 실전은 이론과 달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세상에 미운 것들이 너무나 많아 괴롭다.
종교에 빠지지도 못하는 나는 그럼 무엇을 붙잡아야 하나.
글을 써보기로 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
나도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란 것은 꾸준한 노력도 하지 못하면서 반응에 만족하지 못했다.
남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남에게 도움이 되고 좋아하는 내용, 세상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남을 신경 쓰면서 내 것도 챙기고 싶은 욕심으로 두 마리 토끼를 쫓다 이도저도 아닌 채로 제풀에 죽었다.
아직 나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데 누굴 위한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가.
이번에는 100% 나를 위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살기 위해 써보기로 했다.
일기이기도 하지만 굳이 일기 같은 글을 브런치에 쓰는 이유는 어쨌든 일기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일기에는 더욱더 개인적인 사건과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하지만 브런치 글은 일련의 주제로, 나의 고통을 풀어내고 무의식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져가는 용도로 써볼 생각이다.
나의 괴로움과 발버둥, 어리석음이 담겨있는 글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준다면 매우 부끄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나와 같은 괴로움을 겪는 분들과 공감으로 연결되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 있다.
그러나 우선은 100% 나의 괴로움을 쏟아내는 작업을 위해 쓰는 것임을 밝혀둔다.
나의 괴로움 일기장,
더 이상 풀어낼 것이 없어질 때까지
앞으로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