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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Oct 04.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20>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김치 먹기 싫어!”

민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민수의 식판에 빨간 고춧가루가 잔뜩 묻은 김치를 얹어 놓았다. 

“김치가 얼마나 맛있는데……. 조금이라도 먹어봐.”

 자리로 돌아간 민수는 숟가락도 들지 않고 빨간 김치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반 아이들 몇 명은 그 모습을 보고 킥킥거렸고 몇 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빨리 먹어! 선생님이 먹으라고 했잖아.”

 뒷자리에 있는 덩치 큰 석태가 비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민수는 여전히 김치만 노려볼 뿐이었다. 

 “빨리 먹어! 이 바보야!”

 석태가 이렇게 말하며 민수의 등을 샤프로 쿡쿡 찔러댔다. 

 “그만해! 민수 괴롭히지 마!”

 민수의 작인 현정이가 눈을 세로로 뜨고 석태를 노려보았다. 그제야 석태는 현정이의 시선을 피하며 투덜거렸다.

 “치, 지가 민수 누나라도 되나?”

 석태가 투덜대든 말든 현정이는 민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민수야, 내가 김치 먹어줄까? 응?”

 민수는 잠시 현정이를 바라보고 씩 웃었다.

 “아니, 아니.”

 “그래? 그럼 김치 먹을 거야?”

 현정이의 물음에 민수는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민수의 반응에 현정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였다. 

 “찾았다!”

 민수가 잽싸게 젓가락을 들어 김치 속에 있던 머리카락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자기 부하로 삼은 윤호, 호영이 들과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석태의 식판 위에 기다란 머리카락을 몰래 내려놓았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민수는 큰소리로 말하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민수도, 현정이도, 머리카락을 삼킨걸 모르는 석태까지도 모두 모두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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