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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06.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4>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6학년 1반 아이들의 두 눈은 텔레비전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학기말 여유시간에 공포 영화를 보는 것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일이 있을까? 게다가 오늘같이 날이 어두컴컴하고 한바탕 소나기가 내릴 것 같은 날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봐! 봐! 저 기 문으로 귀신이 나타날 거야.”

순철이의 말 한마디에 아이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야! 오순철!”

“야 그만 좀 해!”

순철이는 아이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이 더욱 신이 나서 영화의 줄거리를 말했다. 

“저기서 엘리베이터 창문이 있잖아. 다음 장면에서 그 창문에.....”

“그만 좀 하라니까!”

소희가 고함을 빽 질렀다. 그제야 담임 선생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순철 입 다물고 영화 좀 봐라.”

순철이는 담임 선생님의 꾸중에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때였다. 

“번쩍! 우르르 쾅!”

번개가 내리치며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텔레비전 화면이 꺼졌다. 몇몇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조용! 조용 좀 해!”

담임 선생님이 지휘봉으로 탁자를 세게 내리치고 나서야 아이들의 소리가 잠잠해졌다. 

“전기가 나갔나 보다.”

선생님이 텔레비전 플러그를 뽑았다.  

“에이, 잘 봤는데 이게 뭐야.”

순철이가 투덜거렸다. 아이들이 그런 순철이를 보고 눈을 흘겼다. 

“전기 나갔으니 영화는 나중에 보고 수업 하자.”

“너무 해요!”

아이들이 이번에 한 목소리로 소리를 높였다. 그 순간 

“번쩍!”

갑자기 텔레비전 화면이 켜졌다. 담임 선생님은 놀란 얼굴로 텔레비전 화면과 이미 뽑아둔 텔레비전 플러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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