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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ug 03. 2023

아메리카노로 한우를 이기는 법

메뉴 선정에 숨은 함정 이야기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다음 주면 말복인데요, 다들 보양식을 많이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보양식은 보통 고기(육류)가 주를 이릅니다. 오늘은 그 "고기"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1. 슬기로운 삼겹살 회식이 필요한 이유


많은 기업에서는 리더에게 예산을 지원해 줍니다. 여기서 리더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예산 집행에 있어서 구성원들에게 "베풀어 준다"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비용으로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더 좋게 구축하는 기회로 이용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Latte는 말이야"시절에는 팀장이 법카로 삼겹살을 사주면 그저 감사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회식비가 이미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회식비 예산이 있음에도 회식은 하기 싫으니 차라리 그 돈으로 물품을 사서 나누어달라고 팀원들에게 요구받았던 어떤 팀장님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팀원들에게 법카로 삼겹살을 사주면서 생색을 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어떤 카드로 계산하는지 팀원들이 어찌 알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식 다음날이면 법카로 얼마를 계산했는지 다 알게 됩니다.   



2. 순수한 마음은 삼겹살까지


소고기를 싫어하는 직장인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법카로 먹게 되는 소고기는 왠지 부담이 갑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혹은 예산이 충분해서 전체 회식으로 소고기를 먹는다면야 행복하겠지만, 갑자기 리더가 나에게만 소고기를 사준다면?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회사비용집행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갑을관계의 파트너기업 사이는 물론이고, 기업 내부에서도 식사 메뉴 선정에는 많은 것들이 숨어 있습니다.  



3. 아메리카노로 한우를 이기는 법

예전 기업의 CEO는 영업의 달인이었습니다. 그분이 하신 말씀들이 유독 많이 생각이 납니다. 그분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을 정리해 봅니다.


통상 비즈니스로 식사를 한다면 1차 식사, 2차 커피(혹은 치맥)까지 모두 내가 부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고요? 보통 누군가에게 식사대접을 받게 되면 빚을 지게 된 느낌이 들게 되고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제가 누군가를 만나서 1차 식사 계산을 하면 상대방은 고마운 느낌을 갖게 되고 이후의 비즈니스에서도 최소한 조금은 더 부드러운 태도로 저를 대하겠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1차는 얻어먹었으니 2차는 자기가 사겠다면서 근처 별다방으로 저를 끌고 간다면? 그럼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비용의 차이는 사라지고 1차와 2차를 서로 동등하게 한 번씩 계산을 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흔한 말로 퉁쳤다고 생각을 하게 되지요. 기껏 비싼 돈 들여서 1차로 한우를 사준 의미가 퇴색이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전략적으로 접대하려면 마지막 차수까지 모두 부담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고수들은 1차를 비싼 한우로 접대받고 바로 아메리카노로 퉁치려 합니다.   



4. 개카(개인카드) 치킨의 소중함


앞에서 법카로 하는 삼겹살 회식을 말씀드렸는데요, 비슷한 맥락입니다. 소소한 치맥을 하더라도 리더가 개카로 사주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모두에게나 돈과 시간은 소중합니다. 그런데 리더가 본인의 돈과 시간을 나에게 내어준다는 것은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마음을 저에게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메뉴의 금액을 떠나 리더가 나를 “존중”해 준다는 느낌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고기 얘기만 했네요. :-)

날씨가 덥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더위를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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