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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Oct 04. 2023

직원들을 귀하게 불러주세요

어른을 애 취급해서는 안됩니다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입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오늘은 추석 음식이야기로 시작해 봅니다.

(물론 저는 음식전문가가 아니므로 어디까지나 개인의견에 기반한 글로 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잡채를 좋아합니다. 평소 먹기 힘든 각종 야채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습니다. 고기까지 들어가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반찬이라기보다 메인 메뉴로 먹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추석 상에도 잡채가 많이 올라오긴 했는데요, 갈비, 각종 전 등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눈에도 잘 안 뜨이게 되더군요.


잡채는 사실 만들기가 쉽지 않은 음식입니다. 각종 야채를 각각 준비해 주어야 하고, 나중에 당면과 함께 버무려야 합니다. 나물무침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많이 들어갑니다. 한국인의 잔치상에 절대 빠져서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음식임은 확실한데요,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정성과 중요성에 대비하여 고급스러운 음식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 이유를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잡채는 한자로 雜菜라고 합니다. 갖가지 야채라는 뜻이지요. 원래는 당면도 들어가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여러 가지 야채를 섞은 담백한 요리인데요, 문제는 雜(잡, 섞이다)의 어감입니다. 우리말에서 ‘잡’은 좋은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상대방을 업신여기거나 보잘것없는 사물들을 지칭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굳이 예시는 들지 않겠습니다.) 잡채라는 음식의 이름을  안 좋은 의미로 지었을 리는 없지만, 이미 ‘잡(雜)’이란 단어는 우리의 의식 속에 그리 좋지 않게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니 정성이 가득하고 맛있는 요리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요?)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참으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상대방의 나이에 관계없이 경칭과 경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편하게 이름을 부르는 친구 같은 대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양쪽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리더는 가급적 경칭과 경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말을 함부로 놓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도 경청과 경어를 사용했습니다. 사실 저는 일종의 낙하산(?)이었기에 회사에 기반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서 팀원 한 명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팀장님께서 저에게 반말을 하지 않아 주셔서 좋습니다.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적어도 저의 방법이 틀리지는 않았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최소한 팀원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구나라고 말이지요.


친근함을 이유로, 혹은 수직적인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을 선호해서 팀원들에게 경칭과 경어를 사용하지 않는 팀장들이 있습니다. 경어까지는 크게 바라진 않습니다. 리더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존중을 담은 호칭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주변을 보면 애들처럼 이름으로 구성원들을 호칭하는 리더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1. 구성원들은 절대 애가 아닙니다.
제가 존경하는 박사님이 한 기업의 CEO와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CEO가 본인 기업의 구성원들에 대해서 “우리 애들은 일 못해요.”라고 하셨답니다. 박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죠. “당신 때문입니다. 어른을 애들이라고 부르니까요. 애들은 그래도 되거든요.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면 됩니다.”


2. 구성원에 대한 존중은 언어에서 드러납니다.
제가 아는 어떤 리더는 본인의 조직 구성원들을 굉장히 어린애 취급합니다. 실제 나이 차이도 거의 안 나는데 말이지요. 물론 본인은 친근함을 강조하기 위해 경칭을 사용하지 않고 친구처럼 호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요. 물론 당사자도 좋다고 동의했을 순 있겠지만, 적어도 회사라는 공적인 장소에서는 이름을 함부로 불러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상위의 리더가 될수록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는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특히나 경영층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조직문화는 경영층의 잘못된 한마디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형동생놀이는 술자리에서만 했으면 합니다.



3.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은 그대로 리더 본인에게 돌아옵니다.
누구나 아는 짧은 이야기가 있지요. 어떤 양반이 소고리를 사러 와서는 "박돌쇠야! 소고기 한 근 다오." 했다지요. 바로 이어서 다른 사람이 와서 "박서방! 나 소고기 한근만 주시게나!"라고 했습니다. 뒷이야기는 모두들 잘 아시지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글자 하나 때문에 이미지를 버릴 수도 있습니다. 언어도 비슷합니다. 잘못된 표현 하나에도 본연의 의미가 왜곡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전국의 팀장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에 신임팀장을 위한 콘텐츠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HR 전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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