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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Oct 18. 2023

'와이셔츠'는 속옷일까요?

서로 간의 정의와 기준에 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입니다.


오늘은 정장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봅니다. 최근에는 정장을 입는 회사들이 많이 없지만, ‘라떼는 말이야~’ 시절에는 노타이 차림마저도 보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요. :-) 통상 재킷 안에 입는 옷을 우리는 ‘Y셔츠’라고 불러왔습니다. 정식 명칭은 ‘드레스 셔츠’라고 하죠. 보통 정장을 입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셔츠’라고 해도 다 뜻이 통합니다.


문제는 셔츠 안에 속옷을 입느냐 마느냐였습니다. 셔츠 안에 속옷을 입지 않으면 하얀 옷감인지라 속이 다 비쳤지요. 그래서, 속옷을 입으라고 제안을 하면 항상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원래 셔츠는 속옷 개념이라서 안에 또 속옷을 입으면 안 돼. 패션 원칙에 어긋난 거야.


이렇게 대답을 하면 상대방은 이렇게 응수를 했습니다.


그 패션원칙은 유럽기준 아닌가? 여긴 한국이니까 현실에 맞게 속옷을 입어야 하는 거 아냐? 우리나라에는 속옷으로 입도록 ‘메리야스(민소매 속옷)’가 있잖아!


패션과 현실사이의 양보할 수 없는 대립 속에서 지나가던 사람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셔츠가 속옷이라면 왜 사무실에서 속옷만 입고 있는 거지? 셔츠가 속옷인 사람은 위에 재킷을 입어야 맞는 것 아닌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논쟁이지만,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 주제였습니다.


이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속옷이냐 아니냐의 결론보다 셔츠에 대한 서로의 ‘정의(Definition)’와 ‘기준(Standard)’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존 팀의 팀원으로 근무를 하다가 팀장으로 선임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팀의 팀장으로 발령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근무지조차 멀리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건설업으로 보면 본사 현장 간 이동도 있고, 현장대 현장 간 이동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직책의 3박자가 엄청난 부담이 되겠지요.



새로운 팀의 팀장으로 선임이 되었을 때 접하기 쉬운 실수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일단 팀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서 깊이 파악해야 합니다.
같은 단어라도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서 다른 뜻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정식 용어가 아닌 현장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로만 소통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의 경우 건설현장에 처음 발령받아 갔을 때 온통 알아듣지 못해서 고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뿐만 아닌 다른 신입사원들도 비슷하게 겪는 문제였기에, 본사에서는 ‘현장용어 사전’을 만들기까지 하였습니다.

‘이 부분 하스리하고, 저쪽은 나라시하게 단도리 잘해, 오사마리치면 야리끼리로 두 팀만 불러.’ → 해석이 가능하신가요? 
:-)


 

2. 정의와 기준에 대해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앞서의 속옷 논쟁처럼 서로 다른 정의와 기준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새로이 팀에 합류하였다면, 서로가 오해할 수 있는 논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감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팀장이라면 팀원들 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결론이 나지 않는 논쟁이 있다면, 서로가 같은 운동장에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겠습니다. 



3. 용어를 넘어서서 새로운 팀의 문화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사람과 장소가 다르면 형성되는 문화도 다릅니다. 같은 사무실내에서도 팀마다 팀 문화의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정의와 기준은 어찌 보면 팀문화의 작은 요소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파악하지 못한 더 큰 문화의 내용들이 있는지 언제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간혹 팀장의 기준으로 기존 팀문화를 억지로 이끌어 가려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치게 될 것입니다.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 보았냐는 표현이 있습니다. (To put yourself in someone's shoes) 즉, 그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하는지에 관한 얘기입니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혼란밖에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나 팀의 신임팀장이라면 먼저 기존 팀원들과 팀문화를 파악하고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에 신임팀장을 위한 콘텐츠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HR 전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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