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이 연결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기 기고를 하는 곳이 생기고, 또 저의 글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저에게 새로운 걱정이 생겼습니다. 물론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을 하겠지만, 걱정만 하는 자에게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걱정은 바로 글의 소재였습니다.
저는 웹툰을 참 좋아하는 데요, 그중에서도 김양수 작가의 생활을 참견을 참 좋아했습니다. 오래(?) 전 웹툰이라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25613
일상에서의 일들을 그린 웹툰인데요, 작가이자 주인공인 그분은 언제나 만화의 소재를 찾아서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그려왔습니다. 친구들과 술 마시는 도중에도 메모를 하고, 심지어 잠자리에 들 때도 머리맡에 수첩을 두고 잘 정도로 언제나 소재 찾기의 어려움을 강조하셨지요.
그때는 그냥 웃으면서 넘겼지만, 갑자기 제가 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날이 갈수록 소재걱정만 커졌습니다. 제가 배움이 깊어서 학문적인 내용을 알려드리기 위한 글을 쓴다면 얘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저 역시 어찌 보면 일상의 얘기들을 들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소재고갈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해답은 역시 주변에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초 처음으로 독서모임에 참여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께서 진행하시기에 토요일 아침에 진행하는 사악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바로 신청했었지요.
https://blog.naver.com/choiicksung/222978175202
2023년 총 3개 시즌을 운영했습니다. 1개 시즌은 3번의 모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시즌당 4권의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요일 아침 8시부터 서울도 아닌 동탄에서 진행하기에 엄청난 부담을 가졌지만, 한 회 한 회 참가할수록 뿌듯함이 더해졌지요. 이제 이번주 토요일이면 시즌3의 마지막 모임이 됩니다. 이 독서모임을 통해서 저는 많은 성장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독서모임이 주는 부담감에 평소에는 접근하기도 어려웠을 책들을 억지로라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모임에 참석하기엔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이 독서모임 덕분에 제가 아침과 점심시간에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매 시즌 3개월 동안 4권의 책을 읽는 여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뭐라도 집중할 것이 필요했기에 어찌 보면 억지로 책을 읽었지요. 그런데, 제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저의 독서모임은 저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책 속에는 많은 점들(dots)이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 HR컨설팅 펌의 리더십개발팀장으로 일하면서도 사실 리더십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습니다. 그저 ‘아는 척’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배우기도 했지만, 피상적으로만 학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석학들의 책을 읽으면서 제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들과 직간접적 경험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감각적으로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사실들 속에 엄청난 이론적 토대가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사람과 조직, 팀과 리더가 그렇게 움직여 왔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저의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명제들이 서로 얽혀서 더 큰 ‘무엇인가’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점들의 연결 (Connecting the dots)을 제가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점들이 연결되기 시작하니, 제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는 많은 것들이 새롭게 글의 소재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개안을 한 느낌이었지요. 그 순간부터 저는 주변에서 글의 소재를 줍줍(?)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혹은 샤워를 하다가도 갑자기 몇 개의 점들이 연결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저의 지식과 경험이 다른 분들에 비해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아무것도 정리가 안 되는 삶에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 과정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주 토요일의 독서모임을 위해서 지난 한 달 동안 두 권을 책을 읽었습니다. 두 권의 책 속에서 제법 많은 글의 소재를 찾았습니다. 벌써 그 소재로 몇 편의 글을 발행했고요.
이렇게 글쓰기는 저에게 독서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화] https://brunch.co.kr/@beast112/157
★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HR 전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