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2를 보면서 생각해 보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글의 소재를 주변에서 줍줍(?)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저의 창고도 조금씩 부유해져 갔습니다.
몇 개월 전 글쓰기 할 때를 되돌아봅니다.
모두 퇴근 후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장소를 옮깁니다. 열심히 노트북을 세팅하고 커피까지 준비합니다. 혹여나 모를 소음을 방지하게 위해 이어폰을 착용하고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일한 무엇(What)을 써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자리에 앉아서야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하게 되니 키보드는 멀뚱히 놀기만 합니다.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글을 쓰고 싶은 소재를 발견하고는 있지만,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고작 1~2개 정도만 미리 생각했던 주제로 글을 쓰게 되고, 나머지는 하염없이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합니다.
결국 저의 옛날 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리더십 역량 시리즈를 쓸 때는 예전 컨설팅했던 자료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글의 소재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리더의 권한위임이란 소재를 찾았다고 해서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재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어야 하고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글을 쓰기 위해 20~30분 정도를 끙끙거리며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마치 마트에 가서야 오늘 밤에 어떤 메뉴를 준비할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미리 메뉴를 생각해야 마트에 가서도 필요한 재료를 바로바로 구매할 수 있는데, 마트에 가서야 메뉴를 고민하니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편 발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머릿속에 있는 많은 점들이 독서라는 접착제를 만나 하나둘씩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 ‘스트릿 우먼 파이터 2’를 보다가 글의 소재를 찾았고 두 개의 글을 발행하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을 소개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금요일마다 파티가 열립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집에서 가족이 모여 조촐하게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VOD를 보기도 합니다. 지난 몇 주간 저희 집 파티의 주제는 ‘스우파 2(스트릿 우먼 파이터 2)’였습니다.
https://poc.mnetplus.world/swf2/ko/play
일단 프로그램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개성이 각각 다른 팀들이 미션을 소화합니다. 미션을 준비하기 위해 안무를 만들고 연습을 합니다. 그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한데요, 예전이라면 그저 재미있게만 보았을 영상들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탈락배틀이 시작되었습니다. 탈락위기에 놓인 두 팀이 링 위에서 7전 4선 승제의 배틀을 합니다. 각 배틀은 개인전, 단제전이 있습니다. 한 팀은 개인기에서 뛰어난 멤버들이 모인 팀이었고, 한 팀은 주니어들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리더가 고군분투하며 팀을 이끌고 있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개인기가 뛰어난 팀은 개인전에서는 이기지만 단체전에서는 계속 패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MBA로 구성된 팀을 이긴 유치원생 팀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대니얼 코일)’가 생각났습니다. 여기에서는 유능한 인재들이 모인 팀이 유능한 팀이라는 명제를 뒤엎는 팀워크와 조직문화의 힘을 다루고 있습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59316692
책에서 보았던 개인기과 팀워크의 사례들이 생생하게 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미션이 진행되면서 리더와 특정크루의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루원 중 한 명이 반기를 드는 것 같았습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리더가 특정크루를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팀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크루는 빠르게 리더와 오해를 풀어버립니다. 리더가 힘들어하는 것 같았기에 본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 했다고 말이지요.
이렇게 오해를 푼 뒤에 그 크루는 리더의 지근거리에서 리더를 지지합니다. 팀원들의 반응을 이끌고, 리더의 의견에 빠른 피드백을 하면서 말이지요. 갑자기 얼마 전에 읽었던 ‘완벽한 팀(마크 허윗, 사만다 허윗)’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Leadership is Half the Story’입니다. 리더십은 절반이란 얘기지요. 나머지 절반은 무엇일까요? 바로 팔로워십입니다. 우리는 리더십에만 관심을 갖지만 리더십을 지지하고 팀의 성과를 같이 만들어 가는 팔로워십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완벽한 팀’에서는 팔로워십에 대한 멋진 성찰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찰의 내용이 바로 스우파 2에서 생생하게 펼치지고 있었지요.
https://www.yes24.com/Product/Goods/75229273
TV프로그램을 보다가도 갑자기 저의 머릿속에 있는 점들이 연결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밥 먹다 말고 갑자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는 저를 가족들이 의아하게 쳐다보는 것을 무신경하게 넘겨야 했습니다. :-)
이렇게 글의 소재가 쌓이게 되었고, 이제는 쌓인 소재들 속에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르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한 지가 몇 개월 전인데요, 지금은 창고에서 고를 수 있다는 현실이 매우 신기하면서 감사하게만 느껴집니다. 글쓰기와 독서가 저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화] https://brunch.co.kr/@beast112/157
★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 HR 전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