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록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봄부터 여러 가지(?) 사유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꾸준하게 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모두 퇴근 후 밤에 홀로 글을 쓸 때에는 술 한잔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웠습니다. 스트레스받는데 그냥 혼술 가볍게 하고 집에 가서 자고 싶은 생각이 끊임없이 샘솟았습니다.
아침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늦잠의 유혹과 매일 싸워야 했습니다. 저는 원래 태생적 밤(night) 형 인간입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밤에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날을 지새우기도 하였지요. 1화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왔을 뿐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주말에는 저의 본능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혹들을 물리칠만한 방패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패를 어느 순간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아침에 글을 쓰자고 다짐했단 날은 영화제목이자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7월 4일이었습니다. 그날저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처럼 저의 글 발행현황을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내가 어떤 글을 발행해 왔나 궁금해서 현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둘 글이 쌓이면서부터 다른 의미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1. 쌓은 글들은 보람이 됩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는 것처럼 일단 한자리에 모아 놓으면 뭐든 되는 것 같습니다. 미욱한 글이라도 쌓이고 보니 저에게는 소중한 보람과 보배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2. 쌓인 보람을 보면 더 쌓아가고 싶어 집니다. 사람의 본능이라고나 할까요? 쌓인 것을 보면 더 쌓아가고 싶어 집니다. 산길에서 돌들이 쌓인 성황당을 만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주변에서 돌을 찾게 되니까요. 마치 그 본능처럼 저도 자꾸 쌓아가고 싶어 졌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매일매일 글을 쓰기 위한 원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3. 기록은 꾸준함을 가능케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꾸준함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4일부터 저의 발행글을 기록해 왔습니다. 오늘(11월 10일) 기준 84개의 글이 쌓여있네요. 이 글을 발행하면 85개가 되겠네요. 별거 아니지만, 보람이 꾸준함을 만들고, 꾸준함은 더 큰 꾸준함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11월 말, 혹은 12월 초에는 100개의 글 발행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저의 글쓰기의 성과인데요, 100개의 글을 쌓으면서 좋은 분들과 좋은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꾸준함을 이어나가며 새로운 저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