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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Nov 16. 2023

24. 사람은 원래 그래

사람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해 준 책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저의 인생도서를 한 권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소개 전 얼마 전 방송에서 보았던 박진영 JYP 대표님과 방시혁 HIVE 대표님의 대화에서 나왔던 내용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방시혁 대표님이 예전에 질문했다고 합니다.



형, 사람이 논리로 설득돼?



박진영 대표님은 논리로 설득된다고 강하게 믿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셨지요.






저는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물론 경제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제가 경제를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환율이 오르면 뭐가 어떻게 변하는지 매우 혼란스러우니까요. 심지어 저는 학점도 별로 좋지 않았고, 학업이 아닌 다른 활동에 집중을 하다 보니 차분히 앉아서 공부한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그 덕분인지 저는 졸업학기까지 학점을 꾹꾹 눌러 담아 수강하여 겨우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 지식은 지금 저에게 별로 남아있진 않지만, 경제학에 기반한 사고는 저의 세계관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경제학은 태반이 수학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간의 선택부터 거대한 경제주체들의 움직임까지 수학적 논리로 설명이 되는 것은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인간의 선택은 논리, 즉 이성에 기반하였다고 인식하고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다른 사람의 선택을 보며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기도 했고, 그 화 덕분에 저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저는 점점 사람이 싫어졌습니다. 정말 최소한의 인간관계만 유지하였고, 저도 점점 편협한 사고만 하게 되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예전 강사를 준비할 때 읽었던 ‘생각에 관한 생각(다니엘 카너먼/김영사)’을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나름 유명한 책이지만, 이 책의 배경과 의의를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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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다니엘 카너먼 교수님은 심리학자입니다. 그런데, 심리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마도 노벨상 역사에서 전혀 다른 학문을 전공하였음에도 해당 분야의 노벨상을 수상한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한 분야의 대가도 받기 어려운 노벨상을, 그것도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심리학자가 어떻게 받았을까요?



다니엘 카너먼 교수님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라고 불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은 이성에 기반하여 논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여기서부터 경제학은 시작합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운 경제를 생각해 보면 한 재화에 따른 효용의 크기부터 숫자로 측정됩니다. 숫자는 곧 논리지요. 그래서 재화의 교환이 생기고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 또한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이성에만 기반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의 시작입니다. 사람의 두뇌는 언제든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편향, 어림짐작, 과신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절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사람은 이성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정에 휘둘려 판단하기도 하고, 선택과정에서도 수많은 오류(편향, 어림짐작, 직관, 과신 등)가 발생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사람은 이성적, 논리적인 존재라고 애써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에 기반한 사고를 했었던 저는 다른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이었죠. 책을 읽으며 다니엘 카너먼 교수님이 저에게 주신 메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원래 그래.



어찌 보면 너무나 무책임하고 포기가 가득한 말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 말만큼 사람을 설명하는 표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에서 비롯되는 행동을 논리로는 절대 이해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권력과 정치놀음에 집착하는 사람을 보아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당장 눈앞의 숫자에만 집착하는 사람, 편협한 생각을 가진 사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 등등 예전 같으면 절대 이해 못 하고 배척해려 했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와 리더십을 바라보는 시각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리더십을 발휘 못하는 리더들을 보며 학습과 연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주입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리더십을 발휘 못하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지만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먼저 그들을 이해해야 그들에게 맞는 리더십을 제안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처음 제가 리더십에 대한 글을 쓸 때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오만한 태도’를 벗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은 제각기 상황이 있고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비롯된 그들의 선택과 행동을 타인은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여기서부터 저의 리더십 글쓰기가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딱딱한 말씀만 드렸네요. 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변화시켜 준 소중한 책을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서점에서 보시면 두께에 놀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그동안 이해를 할 수 없었던 타인들의 선택과 행동이 달리 보일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저 자신도 이해할 수 있고요.



감사합니다.


[1화] https://brunch.co.kr/@beast112/157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에 신임팀장을 위한 콘텐츠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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