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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Nov 21. 2023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경제학도의 눈으로 리더십 바라보기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경제학에서 많이 나오는 엥겔지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름만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엥겔지수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요? Chat Gpt에 물어보았습니다.



엥겔 지수(Engel's coefficient)는 가계의 총소득 대비 식료품 지출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지수는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발견했으며, 가계의 생활 수준과 경제적 복지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엥겔 지수가 낮을수록 가계의 소득 수준이 높고, 지수가 높을수록 가계의 소득 수준이 낮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식료품 지출이 필수 지출이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해도 식료품에 대한 지출 총액이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많은 소득이 다른 비필수품이나 저축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엥겔 지수가 높을수록 가계구성원들의 삶의 만족도는 낮습니다.



가계에서 식료품에 지출하는 비중이 많을수록 가난한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식료품은 생존에 필수적이니 아무래도 여유가 있는 가게일수록 식료품에 지출하는 비용보다는 문화 등 생존을 넘어 삶의 질을 높여주는 다른 부분에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팀에도  엥겔 지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엥겔 지수와는 조금 의미가 다른데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저만의 생각입니다!!)



팀워크 엥겔 지수: 팀장이 팀원들을 위해서 사주는 식료품(커피, 알콜 포함)의 총비용 합계



혹시 영화 웰컴투 동막골(2005년)을 아시나요? 영화에서 마을 이장님의 뛰어난 리더십을 보고 군인들이 리더십의 비결이 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장님이 대답하시죠.



“뭐를 마이 멕여야지, 뭐.”



저는 예전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팀원들에게 많이 사주자. 즉, 팀워크 엥겔 지수가 높을수록 팀원들의 만족감이 향상된다고 믿었습니다. 현실의 엥겔 지수와는 정반대로 팀워크 엥겔 지수는 높으면 높을수록 팀워크 정립과 리더십 발휘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대기업 재직 시에는 술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달리 다른 방법도 없긴 했습니다만, 문제가 생기면 당사자들 간 술자리가 필수였습니다. 상사한테 욕바가지를 먹어도 퇴근길에 상사가 사주는 술 한잔에 미움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낮에는 욕을 먹고 밤에는 술을 먹었습니다. 아마도 이때의 관성이 제가 팀장을 하던 시기에도 적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팀원들을 위해서 식사를 잘 사주는 리더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비를 들여서 팀원들에게 많이 사주었습니다. 팀워크 엥겔 지수가 높을수록 좋다고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팀워크 엥겔 지수가 높을수록 팀워크와 리더십에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하는데, 현실의 엥겔 지수처럼 수치가 높을수록 오히려 팀원들의 만족도와 팀워크가 하락하기만 했습니다. 심지어 저의 재정상황도 악화되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단순하게 팀원들에게 물질적인 혜택을 많이 준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팀원들이 정말 필요로 했던 것은 팀장과의 술자리나 식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회식 같은 거창한 자리보다도 소박해도 진정성 있는 꾸준한 대화를 더 원했었습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알코올과 카페인만 대량투하했었습니다. 역효과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팀원들의 마음을 술이나 커피로만 달래주려는 팀장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서의 분위기는 좋겠지만, 물질에 의한 효과는 그 순간일 것입니다. 술과 커피를 샀으니 대화를 했다고 오해하면 됩니다. 술과 커피는 대화의 필요조건도 되지 않으니까요.



팀워크 엥겔지수가 낮아도 팀워크는 좋을 수 있습니다. 리더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 10분은 그 어떤 커피나 술보다 더 팀워크와 리더십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고군분투하시는 팀장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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