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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Nov 28. 2023

'아저씨'와 팀문화 이야기

신임팀장이 실수하기 쉬운 팀문화 개선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제 군대시절에 있었던 작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썸네일은 DALL.E가 만들었는데요, 아직은 좀 어색합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중대가 다르면 일반 병사들끼리는 상하관계가 없습니다. ‘작대기’ 네 개인 병장이나 ‘작대기’ 하나인 이병이나 서로 존대를 해야 합니다. 군인들이 많이 모이는 터미널에서는 우연히 중대가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럴 때 어떤 호칭을 쓰는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아저씨! (사용예시: 저기요 아저씨, 불 좀 빌려 주세요!) 



성인이 된 남자를 편안하게 부르는 호칭입니다. 크게 존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표현도 아니기에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호칭입니다. 



그런데, 제가 복무하던 부대의 상급부대에서 이 ‘아저씨’란 호칭에 대해서 뭔가 불만이 생긴 듯했습니다. 아마도 ‘별’께서 뭐라도 한소리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각 부대별로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아저씨’란 호칭대신에 ‘전우’를 사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어색하죠. 문어체 같은 그 호칭은 20대 초반의 장병들을 오그라들게 하는 마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시는 따라야 하는데, 오그라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결국 병사들은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전우 아저씨!



그 결과 오히려 서로 간의 호칭이 혼란스러워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누군가는 더 이상해진 현실은 모른 채 자신의 명령하나로 병영문화가 개선되었다고 좋아했겠지요?






이제는 팀문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저 팀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의견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작게는 팀에서 크게는 본부나 기업 전체에는 고유한 문화가 존재합니다. 돈을 다루는 부서에서는 갹출해서 회식을 할 때도 칼처럼 1/N을 합니다. 하지만, 영업부서에서는 상하관계가 강하기에 무조건 가장 큰 ‘형님’이 후배들을 사줍니다. 문화의 특성에 따라 회식방법부터 업무절차까지 많은 부분이 영향을 받습니다.

누군가 위에서 이렇게 하라고 지시를 한 것은 아닙니다. 해당 조직의 행동양식이 자연스럽게 켜켜이 쌓인 결과이지요. 인간은 그렇게 쌓인 것들을 후대에 전달해 왔기 때문에 조직문화는 시간이 갈수록 견고해지기 마련입니다.



새롭게 팀에 부임한 팀장의 입장에서는 팀문화가 매우 어색하고 낯설기만 합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신임팀장은 팀을 ‘장악’하고 ‘개선’하려는 욕심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빨리 본인의 조직으로 만들고 성과를 내기 위함이지요.



물론 팀장의 욕심은 당연합니다. 성과창출을 위해 팀장이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신임팀장이 자주 하기 쉬운 실수는 성급하게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본인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회의절차에 대해서 새로운 절차를 제시하고 따르라고 합니다. 기존에 없었던 양식을 새롭게 만들고 팀원들에게 작성을 하라고 합니다. 팀장은 인간의 본성에 매우 충실하게 행동을 합니다. 바로 뭔가를 쌓아 나가고 싶은 것이지요.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신임팀장은 새로운 절차와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팀장으로 새롭게 선임되었을 때 많은 경영 관련 도서에서 읽었던 것처럼 그럴싸한 절차와 양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잘 실행되리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절차와 양식을 만드는 것은 문화를 만드는 것인데요, 누구 한 사람이 갑자기 바꾼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임팀장의 과도한 의욕과 기존의 문화가 대립하게 되고, 이는 팀의 분열을 가져오기 쉽습니다.  팀문화와 관련해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팀문화는 일방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팀장의 일방적인 지시는  ‘전우 아저씨’가 되기 쉽습니다. 충분한 상황분석 없이 의욕이 앞선 성급한 개선은 개악을 불러오기 쉽습니다. 



2. 팀문화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서두르면 안 됩니다.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서 팀원들에게 사용해 보라고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팀원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해서 결국 폐기처분하신 적이 많지 않으신가요? 팀원들의 동의와 합의 없이 만들어지는 문화는 뿌리내리기 어렵습니다. 시간을 두고 팀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3. 더하기(plus/+)만이 변화가 아닙니다. 덜어내기(minus / -)도 변화입니다.

우리는 변화를 생각할 때 무엇인가를 자꾸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간단했던 규정과 절차에도 계속해서 단서조항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때로는 기존의 규정과 절차에서 일부 삭제를 함으로써 개선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팀장은 덧셈과 뺄셈의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팀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팀장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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