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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Nov 23. 2023

'복잡하고 난잡한' 조각케이크 이야기

리더십은 조각케이크 모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문득 어제 퇴근길에 쇼윈도 너머로 보았던 케이크를 보고 떠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생일을 비롯한 각종 파티에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크인데요, 원래 우리나라에 없던 식품이었지만, 지금은 우리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당장 근처의 제과점에만 가도 여러 가지 디자인의 케이크를 볼 수 있습니다.



케이크의 디자인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각각의 케이크는 하나의 주제 혹은 테마를 따라 디자인되는데요, 이를테면 특정 캐릭터를 주제로 한 케이크는 크림 색깔이나 장식용 과일에도 그 캐릭터와 연관성이 있게 제작됩니다. 그렇게 해서 보기 좋은 케이크가 완성됩니다.



그래서, 케이크는 선물용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저도 주요 거래처에 방문할 때 가끔 케이크를 사가지고 갔었습니다. 제가 자주 방문했던  한 팀은 특이하게도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자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케이크를 사가면 인기가 좋겠다 싶어서 자주 케이크를 사갔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먹을 케이크인데, 한 가지 디자인이나 맛으로만 되어 있다면 분명히 누군가는 싫어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딸기와 빨간색을 좋아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딸기는 싫어하지만, 초콜릿과 갈색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팀의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디자인과 맛으로 케이크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OO바케트’ 같은 곳에서는 그런 디자인의 케이크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과점보다는 디저트 카페에서 다양한 조각케이크로 하나의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즉, 중심각이 45도인 부채꼴형태의 조각케이크 8개를 조립(?)하면 일반적인 원(circle) 형태의 케이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맛으로 구성된 케이크가 가능합니다. 보기에는 약간 복잡하고 난잡해 보일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분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피자와 비슷합니다.) 



저의 선물은 해당팀의 직원분들에게 인기가 있었고, 저는 그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리더십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저는 리더십은 마치 조각케이크를 모아서 만든 ‘복잡하고 난잡한’ 케이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나 테마로 만들어진 케이크는 보기에는 예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모두 맞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기에는 ‘복잡하고 난잡해’ 보일 지라도 다양한 맛과 디자인을 가진 케이크는 많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작은 실행단위인 팀(Team)을 살펴보겠습니다. 구성원이 8명이라고 하면 그들 각각이 모두 똑같은 업무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자료조사를 하고, 어떤 이는 분석을 하고, 어떤 이는 제안서를 만들 것입니다. 또 어떤 이는 외부와의 접점이 많고, 어떤 이는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며 페이퍼워크를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업무가 팀에는 존재합니다. 


그런데 팀장은 자료조사 실무를 담당하다가 리더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른 업무에 대한 이해도나 이해를 하려는 의지조차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석과, 제안서 업무에 대해서 적합한 리딩을 할 수 있을까요? 또한 내근직이었기에, 외부활동이 많은 영업직에 대해서 올바른 업무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요? 



실무자 시절에는 한 가지 주제와 테마를 가진 케이크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경험과 학습이 쌓이면서 더 멋있는 케이크가 되어 가겠지요. 하지만, 리더가 되면 더 이상 한 가지 주제와 테마만을 고집하면 안 됩니다. 여러 가지 주제와 테마가 어우러진 케이크가 되어야 효율적으로 팀을 리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팀 단위의 업무에서는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만, 더 큰 단위의 케이스를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인사팀, 총무팀, 보안팀, 복지후생팀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영지원본부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인사팀 출신의 경영지원본부장은 인사팀 백그라운드만으로 과연 총무, 보안 등 다른 업무에 대해서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어떤 이의 눈에는 복지후생제도는 아까운 비용일 수도 있지만, 어떤 이의 눈에는 직원들의 리텐션을 높여주는 중요한 투자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업무에 대한 이해를 하려는 의지 없이, 본인의 백그라운드 직무에만 매몰되어서 인사팀의 시각으로 복지후생팀 업무를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될 것입니다.



‘복잡하고 난잡’하지만, 리더의 조각케이크 '모음'은 분명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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