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Jan 15. 2024

'부적절한 2인자' 이야기

은영전 '키르히아이스'를 생각하며...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매우 좋아했었던 소설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최근에도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기도 하고, 심지어 관련 게임까지도 출시되는 책인데요, 바로 은하영웅전설입니다. 1980년에 출판되었고, 한국에서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언뜻 보면 그저 우주를 무대로 한 무협소설 정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이 책에서 정치체계나 인간의 권력 욕망, 사회의 구조 등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었던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이 모여사는 곳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은하영웅전설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두 명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체계에서 살고 있는데요, 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 명은 친구이자 든든한 2인자인 존재가 지근거리에 있었고, 한 명은 이인자 없이 조직을 통솔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2인자의 필요유무에 대한 내용이 종종 언급됩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저는 조직에서의 2인자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을 해왔습니다.



2인자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필요 없다 필요 있다를 떠나서 아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적절한 2인자는 조직을 망친다.



우리의 업무장면에서 2인자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2인자는 반드시 ‘사장 다음의 부사장’ 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팀장 - 본부장의 직속 상사체계라면 팀장이 2인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팀장은 1명인데, 팀원이 20명 정도 되는 경우 팀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부’ 팀장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2인자가 될 수 도 있습니다.

  

1. “제가 책임지고 본부장님의 재가를 받을 테니 A로 결정하고 추진하세요.”
특정영역에서는 정말로 상위리더를 대리해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정말로 본인이 지시하는 것에 대해서 책임을 가집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이런 분의 지시라면 기꺼이 따르고 일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혹 나중에 상의리더의 의중과 달랐다고 하더라도 책임전가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분을 리더로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저는 운 좋게도 리더로 모시고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분을 만난 것은 저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2. “본부장님의 뜻은 A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추진하시고, 혹 모르니 추진하면서 꼭 본부장님에게 보고하시고 확인받으세요.”

지시는 있지만 책임은 없습니다. 상위리더의 뜻을 전해주는 것처럼 지시를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뒤로 물러나지요. 책임이 없는 지시는 ‘군림’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시 같지만 잘 들어보면 책임을 전가하는 어법을 구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3. “제가 말씀드린 내용의 맥락은 A였습니다. 왜 B로 일을 추진했나요?”

상위리더의 지시가 명확하지 않거나, 위임이 없는 경우에 부적절한 2인자가 생겨납니다. 원래부터 나쁜 리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리더의 상위리더가 불분명하게 지시를 하거나, 지시번복이 심한 경우 안심하고 일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구나 권한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경우 그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지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즉, 부적절한 2인자를 만드는 것은 리더의 상위리더라고 생각합니다.  


‘2인자’에 관한 말씀을 드렸지만, 사실 진짜 주제는 지시(Order)와 위임(Empowerment)입니다. 이 두 가지가 불명확할 때 우리 조직에는 부적절한 2인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불필요한 2인자가 되고 싶어 하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들이 그들을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2인자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와 기업을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러닝스푼즈 리더십 강의 진행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매거진의 이전글 구성원들에게 만선의 꿈'만' 심어 주셨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