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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Jan 24. 2024

경쟁이 만병통치약일까요?

보드게임 팬데믹에서 배우는 협력의 가치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 얘기로 시작해 봅니다.



사실 보드게임의 이름조차 생각하지 싫을 정도로 무서웠던 과거가 생각이 납니다. Z-MAN Games에서 출시된 펜데믹(Pandemic)이란 게임입니다. 우리는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절을 펜데믹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목부터가 매우 무겁습니다. 하지만,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도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발병합니다. 보드판의 대시보드에는 질병으로 세계가 멸망하기까지의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100%가 되면 세계는 멸망합니다. 그전에 빨리 치료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보드게임은 다른 보드게임과 달리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1. 플레이어마다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MMORPG 같은 게임에서는 전사, 마법사 등등으로 여러 가지 직업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 게임에서도 여러 가지 직업이 존재합니다. 위생병, 연구자, 과학자, 건축전문가, 검역전문가 등등 여러 개의 전문직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치료제를 만들어야 하는 목적은 같으나 각각의 능력이 다릅니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너는 최대 4명이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마다 서로 다른 조합의 직업군이 만들어집니다.



2. 플레이어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특징입니다. 대부분 아니 전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보드게임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발생합니다. 점수나 아이템을 많이 가지거나, 결승점까지 제일 먼저 들어오면 승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질병으로 인류가 멸망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두 가지 결과밖에 없습니다. 치료제를 개발하면 플레이어 모두가 승리합니다. 하지만, 질병이 확산되고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하면 모두가 패배합니다. (추가적으로  솔로플레이나 팀 간 대결, 심지어 플레이어가 질병의 역할을 맡는 등 다양한 확장팩이 존재합니다.)



3. 인과응보의 룰이 적용됩니다.

이 게임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특히  ‘레거시’ 버전은 독특하게도 1회용 게임입니다. 신기하게도 카드들이 밀봉되어 있으며 한번 개봉하면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카드를 찢어 버려야 하는 상황도 옵니다.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레거시 버전은 과거에 했던 결정이 미래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 이내에 끝나는 단판 게임이 아니라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게임 중간 세이브를 하고 다음날 그대로 이어서 온라인 게임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망치고 다시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리플레이가 불가한 우리의 삶과 다를 게 없지요. 







아침부터 주야장천 게임이야기만 했는데요, 저는 리더와 팀에 이 보드게임 ‘팬데믹’에서 벤치마킹할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구성원들의 강점은 모두 다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죠. 게임에서도 직업에 따라 강점들이 있습니다. 이 강점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또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결과가 나옵니다. 엑셀을 잘하는 구성원에게 파워포인트를 요구하면 성과가 좋지 않겠지요. 각자의 강점에 맞는 task의 분배가 팀성과 창출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2. 구성원들의 목표는 하나라는 점을 모두가 인지해야 합니다.
간혹 같은 조직 내의 팀이나 부서들 간 극한의 대립을 조장하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명분으로 말이지요. 혹은 팀 내에서도 팀원들 간의 경쟁구도를 만들어 더 좋은 성과를 만들게 하려고도 합니다. 물론 경쟁을 통해서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만,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적’이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에서는 질병이 공동의 적입니다. 그래서 협력이 가능합니다. 조직에서 조직의 비전이나 미션, 목표가 공유되지 않은 채 경쟁만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요?



3. 결국 모든 일은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구성원들에게서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잘 작동하던 프로세스가 망가지지 않습니다. 하나둘씩 원인들이 쌓여서 어느 한순간 표출되는 것이지요. 리더는 그냥 보아서는 보이지 않는 원인들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의 일과 삶은 단판게임이 아니라 계속되는 ‘레거시’ 보드게임과 비슷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결정들이 오늘의 실패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당연히 리플레이는 불가능하겠지요.




단순한 게임을 가지고 너무 진지한 이야기를 드리지 않았나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게임을 통해서 우리 리더들이 배워야 할 점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러닝스푼즈 리더십 강의 진행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일단 그냥 해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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