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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Feb 07. 2024

리더에게 '여백의 미'가 중요한 이유

파워포인트에서만 여백의 미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파워포인트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발표자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솔루션은 바로 파워포인트임을 누구나 부정 못할 것입니다. 파워포인트의 확장자인 PPT가 발표자료라는 뜻으로도 쓰일 만큼 우리의 업무에서 파워포인트는 이미 필수재입니다.



저는 컨설팅펌에서 근무하던 시절,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 많은 발표자료 일명 PPT를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자료를 가지고 심사위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언제나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표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발표자료를 만드는 방법부터 발표자세와 몸동작까지 스스로 많은 수련을 하였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 속에서 저는 저만의 노하우를 쌓아갔습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순간은 정말로 짜릿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저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도 많이 알려주었는데요, 제가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은 딱 하나였습니다. 바로..



여백의 미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왜일까요?


우리는 발표자료를 만들 때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혹시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리 그 내용도 발표자료에 담습니다. 사진이나 그래프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꼼꼼하게 기입합니다. 그렇데 되면 발표자료 한 장 한 장에는 수많은 내용들이 담기게 됩니다. 어떤 발표자료인지 상상이 가시지요? 빈틈없이 내용이 꽉꽉 들어찬 발표자료가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여백의 미가 넘치는 동양화가 아니라 마치 신문의 한 페이지같지요.



여백이 있어야 내용들의 구조를 파악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여백이 없이 꽉꽉 들어찬 내용들은 심사위원들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더구나 무엇이 핵심인지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참고서의 한 페이지 같은 발표자료는 100전 100패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발표자료의 목적은 설득인데, 가르치려 하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지요.






저는 리더(특히 팀장)는 특히 여백의 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일까요?  



1. 팀장은 본인의 여백(약점)을 구성원들에게 솔직히 밝혀야 합니다.
팀장도 사람인데, 당연히 완벽하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원들에게 약점을 보이지 않고,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는 팀장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팀장은 여백을 인정하고 팀원들에게 여백을 채워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여백을 채우는 일을 위임하는 것이지요. 여백이 채워지면 그것이 바로 팀의 성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팀장이 너무 완벽하면(혹은 완벽하게 보인다면) 팀원들은 굳이 주도적으로 일하지 않을 것입니다.  (팀장이 다 알아서 하겠지…)


2. 팀장은 문제해결을 할 때 정답의 자리을 비워놓고 있어야 합니다.
‘답정너’라고 표현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답정너인 회의를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이미 답을 가지고 와서 팀원들의 의견을 몰아가는 팀장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팀원들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데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지시를 해라”라고 말이지요.  답을 정해놓지 않고 그 자리를 여백으로 비워놓아야 팀원들이 정답을 채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답정너 회의나 답정너 문제해결이 계속된다면 팀원들은 더욱더 수동적이 되어 갈 뿐입니다.


3. 팀장은 바쁘면 안 됩니다.

너무나 불가능한 말이지만, 팀장은 바쁘면 안 됩니다.(혹은 바쁘게 보이면 안 됩니다.) 적어도 팀원들이 팀장에게 고충을 털어놓거나 제안을 하기 위한 시간을 언제나 비워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팀장이 하염없이 바쁘면 팀원들은 그 누구도 팀장에게 먼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결재서류만 가져다 놓습니다. 굳이 바쁜 사람에게 이야기해봤자 소용없을 테니까요. 저도 그저 바쁜 팀장생활을 하다가 구조신호를 보내는 팀원들을 제때 알보지 못했고, 그들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팀장의 시간에 여백이 있음을 알아야 팀원들이 힘들 때 팀장에게 커피 한잔으로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오늘은 시간의 여백을 가지고 팀원들과 커피 한잔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러닝스푼즈 리더십 강의 진행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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