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가 때로는 탈선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는 Kay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제가 얼마 전 보았던 한 예능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피지컬로는 대한민국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들 100명이 모였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이미 많은 것을 달성한 사람들입니다. 격투기 선수, 군인, 소방관, 트레이너 등 육체적 능력이 중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요리사, 방송인 등 본업 외에 평소 육체적 능력을 갈고닦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제작진이 부여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서바이벌을 벌이게 됩니다. 최종 우승자는 단 한 명입니다. 상금도 상금이지만, 육체적 능력에서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 모두들 거의 목숨을 걸듯이 미션에 임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중반에 다다를 무렵, 색다른 시합이 펼쳐졌습니다. 광물을 캐고 옮기는 광차(鑛車)에 무거운 짐을 적재하고 이동시키는 미션이었습니다. 광차는 기차 레일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많은 짐을 싣고서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짐을 많이 싣게 되면 광차의 바퀴가 탈선할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작진이 심어놓은 승부처였습니다.
레일 위를 달리는 광차이기 때문에 피지컬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많은 짐을 적재해도 밀고 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무게가 초과하면 광차는 탈선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면 짐을 다시 내려서 광차를 레일 위에 제대로 올려놓아야 합니다. 여기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몇 번을 왕복하던 자유입니다. 승부는 누가 많은 짐을 옮기느냐입니다.
저는 경기를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았습니다. 근력에 자신 있는 선수들은 자신 있게 처음부터 많은 짐을 광차에 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근력에 자신 없는 선수들은 여러 번 왕복하는 전략을 세우고 실행했습니다. 짐을 많이 실은 광차는 한 번만 왕복해도 승리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탈선’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레일 위의 광차를 미는 것과 탈선한 광차를 다시 레일 위로 올리는 것은 이미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애초부터 근력이 강한 선수가 우세하게 보이는 게임이었지만, ‘탈선’이라는 변수가 있기에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선수들을 지휘하는 리더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한 번에 짐을 많이 옮기시겠습니까? 아니면 리스크를 최소화하시겠습니까?
리더의 정의는 많습니다. 학자들마다 다르기도 하고, 현업 리더들이 생각하는 리더의 정의와 역할도 각각 다릅니다. 하지만, 리더가 구성원들의 팀워크를 정립하고 이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팀을 맡고 있는 리더, 즉 팀장은 팀원들에게 적절한 태스크를 부여합니다. 단순하게 팀원이 4명이니까 일의 양을 25%씩 배분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의 케미와 장단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성장의 여지가 있는 팀원에게는 시간을 더 투입하더라도 더 도전적인 태스크를 주어서 역량개발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예전 팀장시절, 저의 팀에 다른 부서의 주니어 팀원 한 명이 합류하고 싶어 했습니다. 팀의 업무 자체가 많이 다르기도 했고, 경력이나 전공상 합류가 어려웠습니다. 경영층도 조심스럽게 반대의견을 내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너무 강했고 저는 그의 의지를 존중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것은 당연히 힘들 것이니, 이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면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팀에 합류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도전적인 태스크를 부여했습니다. 빠른 성장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팀의 특성상 빨리 1인분의 몫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힘들어해도 저는 당연히 힘들 테니 그저 그가 빨리 극복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탈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본인은 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지만, 싣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바퀴가 레일을 벗어났습니다. 의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었기에 그는 깊은 좌절을 했습니다. 그는 결국 조직을 떠났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러한 ‘리더의 실패’들이 쌓여서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장을 도와주는 것은 위에서 말씀드린 광차에 짐을 싣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도와주려는 목표이긴 하지만, 팀원이 감당할 수 없는 태스크를 부여하면 탈선이 되기 쉽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태스크에 탈선이 되느냐는 파악하기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도전적인 태스크를 부여하더라도 끊임없는 관찰과 면담을 통해서 탈선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성장을 기다려준다는 생각으로 그저 짐을 싣고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바퀴가 레일을 벗어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관찰해야 합니다. 바퀴가 레일에서 벗어나는 순간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리더의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책임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성장을 견인하고 지원하는 리더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hahahaHR.com,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리더십 칼럼 기고: 대기업 내부 블로그, HR인사이트 등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 글쓰기 모임 운영: 작심삼일 글쓰기, 두들린 체인지 스터디 ‘리더의 글쓰기’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