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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May 13. 2024

32. 제가 정말 국가기관에서 강의를 할 수 있을까요?

여섯 번째 제안을 받다 

제가 정말 국가기관에서 강의를 할 수 있을까요?



다섯 번째 제안이었던 강의를 마친 이후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여섯 번째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참석하고 있는 스터디 모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서로서로 학습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만나게 된 그분(이제부터 ‘귀인 3님’이라고 하겠습니다.)께서 주신 제안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의례적으로 하시는 말씀인 줄 알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귀인 3님, 본인께서 재직하고 계신 OO국가기관에서 강의 기회를 만들어 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야 국가기관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학력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흘려들었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질까? 언감생심이지.



그런데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귀인 3님께서 저에게 강의 관련 이력을 요청하셨습니다. 정말로 당황했지요. 귀인 3님은 진심으로 제안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이니 만큼 정해진 내부 검토과정을 밟아야 하기에 과연 실현될까 하는 마음으로 자료를 송부드렸습니다.



얼마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국가기관에서 저의 콘텐츠로 강의를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실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그곳은 박사급 이상의 연구원들이 많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기쁨도 잠시, 엄청난 번뇌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나 정도 되는 경력과 지식으로 강의를 할 수 있을까?



저는 온라인에서만 뵙던 귀인 3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강의 세부사항을 전달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귀인 3님에게 저의 번뇌를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귀인 3님께서는 저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RFP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고, 강의 진행 배경 등 강의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주셨습니다. 



두 시간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두 시간 동안 학식과 경험이 많은 팀장님들을 모시고, 리더십에 대해서 강의를 해야 합니다. 한 시간이라면 강의 내용이 부족해도 개인기로 어떻게 해서든 돌파할 수 있겠지만, 두 시간의 강의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로 저의 밑바닥이 드러날 수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몇 주 동안 강의내용의 뼈대를 고민했습니다. 뼈대를 만들고 난 뒤 슬라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슬라이드를 만드는데만 두 번의 주말이 걸렸습니다. 결국 약 80장 분량의 슬라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산술적으로만 생각하면 두 시간에 80장이니, 슬라이드 한 장에 1.5분 정도만 버티면 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잔머리를 굴리다 보니 어느덧 ‘그날’이 임박했습니다.



다행히도 강의장소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잘 알고 있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강의장소 주변은 경관도 좋고 맛집도 많았기에 가족과 함께 자주 외식을 갔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혹여 가는 길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일찍 출발했습니다. 강의장에 도착하니 실물로는 처음 뵙는 귀인 3님께서 반겨주셨습니다. 브런치와 링크드인이 맺어준 인연이 이렇게까지 이어진 것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고 난 이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와는 다른 자아가 두 시간 동안 사력을 다해서 버텼던 것 같습니다. 정신이 다시 들고 보니 두 시간의 강의가 끝나있었습니다. 다행히 강의를 망치지 않았던 듯 귀인 3님께서는 저에게 수고하셨다고 말씀을 주셨습니다. (아래는 당시 사용했던 강의 슬라이드 일부입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nVJHUHF6M3J9CDvDgsc2_Bo_bbRc1AMo/view?usp=drive_link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무작정 글쓰기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매일아침 글을 브런치와 링크드인에 발행했습니다. 6개월간의 그 여정이 저에게 계속해서 놀라운 제안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새로운 제안도 있습니다. 



글 하나하나는 보잘것없지만, 쌓이고 축적되면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습니다. 축적의 힘을 알았기에 오늘도 계속해서 축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저를 믿어주시고,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귀인 3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hahahaHR.com,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리더십 칼럼 기고: 대기업 내부 블로그, HR인사이트 등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 글쓰기 모임 운영: 작심삼일 글쓰기, 두들린 체인지 스터디 ‘리더의 글쓰기’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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