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그때의 강의를 생각한다면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너무나도 빈약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깊이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강의장으로 찾아오신 많은 분들께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지요. 그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다음 순서 전 잠시 휴식시간이 있었습니다. 청중 중 한 분께서 저에게 오셔서 인사를 하셨습니다. 저를 향한 존중에 저는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이제부터 ‘귀인 2’님이라고 하겠습니다.)께서는 저에게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희 회사에 오셔서 강의를 해주실 수 있으세요?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작은 강의였지만, 오롯이 저만의 콘텐츠로 강의를 마치고 난 뒤 긴장이 풀려서 쓰러지기 직전이었는데 귀인 2님의 제안은 다시 저를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도움이 된다면야 언제든지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해보자란 생각에 여유 있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귀인 2님께서는 명함을 주시고는 내부 검토 후 다시 연락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의 첫 번째 강의가 두 번째 강의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첫 번째 강의의 성취감이 사라질 때쯤 귀인 2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저의 강의자료를 내부에서 검토하셨고, 그 결과로 사내초빙강연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기쁨은 잠시, 의구심과 두려움의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왜냐하면 귀인 2님의 강의 요청내용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어떻게 하면 함축적으로 그리고 설득력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아래의 내용은 당시 제가 요청받은 RFP(?)입니다.
1. 회사 규모 성장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와 해결법 2. 회사 성장 과정에서 HR 이 하는 역할과 책임 & HR 이 일을 잘하면 생겨나는 일 3. 좋은 리더란 4. 좋은 성과 평가 지표 만들기
어떻게 강의를 준비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시간의 강의동안 많은 분들께서 저의 이야기에 집중해 주셨고, 날카로운 질문도 해 주셨습니다. 부끄럽지만, 강의 후기를 당시 청강하셨던 한 참석자분의 말씀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