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보이지만 어려운 반숙 만들기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는 Kay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삶은 계란,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반숙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반숙’을 좋아하세요?
통상 삶은 을 계란을 먹을 때 두 가지 필수 보완재가 있습니다. 바로 물과 소금입니다. 완숙을 먹으려고 할 때는 노른자의 퍽퍽함으로 인해서 목이 막히기 쉽습니다. 실제로 완숙을 먹다가 발생한 사고사례도 있었지요. 그리고, 그냥 완숙을 먹으려면 간이 아쉽지요. 그래서 약간의 소금이 있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And One More Thing…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껍질이 잘 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탁월하게 삶아진 계란은 껍질마저 매끈하고 쉽게 잘 까집니다. 잘 까진 계란은 보기에도 군침이 듭니다.
이런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반숙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쉽게 까지면서도 노른자가 적당히 익은 훌륭한 반숙입니다. 소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흰자와 노른자에 소금 간이 배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집에서 계란을 삶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삶는 방법입니다. 유튜브에서 검색을 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반숙 레시피가 나옵니다. 누구는 미지근한 물에 달걀을 담아 5분간 끓인 뒤 찬물에 담그라고 합니다. 다른 누구는 찬물에 담그는 거 다 필요 없다 하고 그저 끓는 물에 소금 반스푼을 넣은 뒤 7분 30초간 삶으면 끝이라고 합니다. 레시피는 모두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합니다. 먹기 좋은 반숙입니다. 그럴싸한 레시피를 골라서 직접 해보면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것저것 다른 레시피를 적용해도 유튜브에서 나온 보기 좋은 반숙란은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너무나 단순한 대답입니다만…
집집마다 삶는 용기와 화구의 화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식집에서 먹는 라면과 집에서 먹는 라면은 다르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OO라면이지만, 분식집의 화력과 집에 있는 인덕션의 화력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계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당한 반숙상태, 잘 맞춰진 소금 간, 그리고 잘 까지는 껍질. 이 세 가지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철저한 연구와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예전 채용은 철저한 공채위주였습니다. 기수가 중요했고, 경력직으로의 이직은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아시다시피 경력직 채용은 일반화되었습니다. 대기업조차 많은 분야에서 경력직 인재를 선호합니다. 그만큼 경력직 인재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중시한다는 뜻이겠지요. 한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우물을 파본 경험 역시 중요합니다.
실무자급뿐만 아니라, 리더급의 이직도 활발합니다. 팀장급은 물론이고, 본부장이나 임원급의 이직도 많습니다. 그런데, 리더급의 경우(특히나 상위레벨) 실패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습니다. 임원급의 온보딩 실패는 기업에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리더들의 온보딩을 도와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력직으로 합류한 리더들이 흔히 하는 실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새로운 조직에 대한 학습이 부족합니다.
경력직 리더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문서들을 보면서 빠르게 히스토리와 주안점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이들이 놓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조직의 문화와 역사입니다. 문화와 역사는 문서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정말 차근차근 기존 조직의 구성원들과 부대끼고 대화를 하면서 파악해야 합니다. 문화와 역사의 파악 없이 공식적인 문서로만 조직을 파악한다면 그 리더의 온보딩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일주일의 해외여행을 가도 그 국가의 문화에 대해서 학습을 하는데, 심지어 새로운 조직의 문화를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2. 짧은 시간에 성과를 만들기 위한 생각에 조바심에 빠지기 쉽습니다.
당연히 조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력직으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에 대해서 빠른 파악을 한 이후, 뭔가 처방을 내리고 실행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긴 힘듭니다. 조직에 대한 파악이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급함 때문에 첫 번째 시도에 대한 성찰 없이 다시 여러 번의 시도를 하지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인내심은 소진되고, 리더는 온보딩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계란을 삶을 때에도 가지고 있는 냄비와 화구의 화력에 대해서 파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여러 번의 시도를 해 보아야 최적의 반숙을 만들 수 있는 우리 집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숙을 만들려고 할 때도 이렇듯 학습과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뭔가를 만드려고 할 때는 당연히 이것보다 더 철저한 학습과 더 많은 시도(feat. 인내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hahahaHR.com,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리더십 칼럼 기고: 대기업 내부 블로그, HR인사이트 등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 글쓰기 모임 운영: 작심삼일 글쓰기, 두들린 체인지 스터디 ‘리더의 글쓰기’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