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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May 28. 2024

36. 복권과의 이별

개미지옥보다 즐거운 글쓰기의 힘 

복권을 좋아하시나요? 누군가는 이야기합니다. 복권을 사고 당첨을 기다리는 것이 인생이 낙이라고 말이지요. 안 될걸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주말을 기다리죠. 그런 분들이 금요일 퇴근길 동료들에게 하는 인사말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나 당첨되면 월요일에 출근 안 할 거야.



하지만, 제가 수많은 사람 중에 그렇게 인사하고는 월요일에 출근하지 않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또 이야기합니다. 복권은 머리 나쁜(?) 사람에 대한 세금이라고 말이지요. 물론 수학적으로 따지면 복권의 기댓값은 매우 형편없습니다. 확률과 통계를 고등학교 때 배웠던 사람이라면 절대로 복권을 구입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복권도 부지런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복권 판매처에서 구매를 해야 하는데, 출퇴근 동선이나 주변에는 복권 판매처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구매를 해야 하는데, 부지런하지 않고서야 매주 실행을 하는 것은 저 같은 게으름뱅이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대한 IT강국입니다.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인터넷으로도 복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한순간 복권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용돈도 매우 빡빡했지만, 한방에 인생을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꾸준히 구매했습니다. 



저는 보통 1주일에 4개의 복권을 구매했습니다. 그럼 4,000원이지요. 그렇게 5주를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2만 원을 계속해서 투입했습니다. 그렇게 복권과 같이 하는 삶은 지속되었습니다. 2~3개월에 한 번 정도 1,2천 원 정도의 금액으로 당첨이 되었습니다. 저는 끝없는 개미지옥에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중독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도 합법적인 것이니 문제는 없겠다는 위로로 끝없이 자기 합리화만 하였습니다. 



오늘 우연히 복권구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어떤 게시글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구매 날짜를 보니 2023년 5월 말이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의 상황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끝없는 스트레스에 뭐라도 하자라는 생각에 2023년 2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5월 정도부터는 탄력이 붙었고, 결국 7월부터는 거의 매일 아침 글쓰기 챌린지를 이어 왔습니다. 





마지막 구매일이 2023년 5월 말이었으니, 저는 글쓰기의 힘으로 복권중독에서 벗어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복권을 구매하고 기다리고 실망하는 루틴보다는 매일매일 글을 쓰고, 좋은 피드백을 받고 성취감을 느끼는 루틴이 저에게는 더 행복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는 복권과 이별을 했습니다. 



가끔 그립긴 합니다. 복권을 사고 추첨을 기다리는 그 기간의 두근거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복권 당첨은 저의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연, 그것도 아주 확률이 낮은 우연일 뿐입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속적인 글쓰기를 통해 저에게 많은 기회들이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글 쓰는 재미에 살아갑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통해 어떤 두근거리는 일들이 찾아올까 하는 기분 좋은 기대에 살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타인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순전히 나 자신의 만족과 보람, 그리고 나의 미래를 위함입니다. 물론 좋은 글을 써서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처음부터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절대 글쓰기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일단 나를 위해 시작해야, 타인도 도울 수 있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에 놀러 와 주세요!!)

[1화] https://brunch.co.kr/@beast112/157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hahahaHR.com,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리더십 칼럼 기고: 대기업 내부 블로그, HR인사이트 등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 글쓰기 모임 운영: 작심삼일 글쓰기, 두들린 체인지 스터디 ‘리더의 글쓰기’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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