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저는 재작년 봄부터 링크드인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시작의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저의 해고 이야기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링크드인은 설립 취지가 비즈니스와 취업이기 때문에 다른 SNS 보다 퇴사와 이직에 대한 포스팅이 많습니다. 특히 본인의 장점과 경력을 알리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다는 포스팅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반대로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도 채용플랫폼이나 써치펌을 통하기보다 링크드인데 구인 포지션을 알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구직글을 어떻게 공개적으로 포스팅할 수 있을까?
처음 링크드인에서 이런 게시물을 보았던 저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제가 꼰대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통상 구직은 비밀리에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까지 재직 중에 다른 일자리를 구했고, 1~2주일의 텀을 두고 바로 다음 회사로 입사를 했으니까요. 비자발적 무직기간은 없었습니다.
다음 일자리를 정하지도 않고 퇴사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공개된 SNS에 일자리를 구한다는 포스팅을 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공개적으로 링크드인에 구직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랑은 다른 세상에 사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구직이 저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4말 5초의 이직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이직을 알아본다 하더라도 최소 몇 달이 걸릴 일이었습니다.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 앞에서 저는 지금껏 제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결국 저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만 상황이 다를 뿐이었지요. 이제는 저도 그들과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바로 현실과 생계에 내몰린 힘없는 직장인 말이지요.
나의 퇴사를 공개적으로 알리고 구직을 하자.
어제 아니,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저의 삶에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알려보자. 순간의 창피함보다는 당장의 현실과 생계가 저를 해보지도 않은 일을 하도록 떠밀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링크드인에 당당하게 저의 퇴사를 알리고 공개적으로 구직하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2024년 7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