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08. 약한 연결의 힘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한 스타트업의 창업자이자 경영자인 그 지인이 얼마 전 사무실에 관해 포스팅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와는 어느 정도 약한 연결(Weak tie)로 이어져 있었기에 서로 간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경력이 있는지 정도는 아는 사이였습니다.



혹시, 사무실 구석이라도 남는 자리가 있다면 이직을 할 때까지 잠시 신세를 져도 될까요?



지인은 흔쾌히 저에게 오라고 했습니다. 일단 이직과 곧 다가올 강의 준비를 할 공간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약한 연결이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약한 연결’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사실 저도 잘 몰랐습니다. 굳이 학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래 노베터가 설명한 개념입니다. 친구나 가족 같은 긴밀한 사이는 ‘강한 연결(Strong tie)’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자주 연락하고 또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와 반대인 의미인 ‘약한 연결’은 자주 연락하진 않지만 오히려 새로운 정보나 기회, 자원을 제공받게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강한 연결로 이어진 사이는 이미 서로가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약한 연결로 이어진 사이는 큰 틀에서 알고 있는 사이일 뿐, 자세한 정보까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자주 연락하지 않기 때문에 업데이트 소식도 잘 모릅니다.



kayjagga_56229_various_delicate_threads_in_different_colors_a_69de35b5-d23f-4e03-82f6-b925356e09de_2.png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에 몰랐던 새롭고 낯선 세계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는 단초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링크드인에는 다른 SNS와 달리 이런 약한 연결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 본인의 경력에 대해서 오픈을 해야 타인들과 소통이 가능하기도 하고, 친목보다는 비즈니스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앞으로 이어질 저의 이야기도 약한 연결에서 시작된 사건들이 많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약한 연결로 이어지고, 또 우연한 기회로 강한 연결로 이어지게 되지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고민하던 그때 약한 연결의 힘으로 저는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해고 통보 당일, 다음 주부터 출근(?)하게 될 작은 공간까지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7. Quo Vadis? (쿼바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