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이제는 본격적으로 채용플랫폼을 검색해야 했습니다. 물론 채용플랫폼은 채용을 위해서도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채용의 입장에서 로그인했다면, 이제부터는 구직의 입장에서 로그인해야 했습니다. 먼저 이력서를 가다듬었습니다. 최대한 자세하게, 그리고 열의가 느껴지도록 모든 단어를 재점검했습니다. 어느 정도 이력서가 정비되자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진지하게 검색을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습니다.
40대를 원하는 회사는 없구나…
채용공고에는 법적으로 포함되서는 안 되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성별이나 고향, 혼인 여부 등입니다. 그리고 연령 또한 명시해서는 안됩니다. 이를테면 무조건 30살 미만을 채용한다고 공고를 내서는 안됩니다. 채용공고에서는 법률이 정하는 차별적 요소가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연령은 굳이 명시를 하지 않아도 이 포지션에서 채용하고 싶은 나이의 상한선을 대략 알 수가 있습니다. 바로 ‘경력’이라는 항목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지금 채용하는 포지션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할 수는 있습니다. 분명히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경력에 상한선을 두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필수 경력 10~15년’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렇게 명시하게 되면 연령을 제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40대는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면 됩니다. 대학교를 27세에 졸업해서 바로 취업을 했다고 가정하면 27세 + 경력 15년이면 42세가 됩니다. 어찌어찌 40대에 걸치긴 했지만, 40대 초가 정말 마지노선이 됩니다. 통상 기업에서 채용공고를 낼 때에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조건을 헐렁하게 즉 플러스, 마이너스를 포함해서 지정하기 때문입니다. 즉 경력이 10년 ~ 15년이란 것은 실제로는 12년 ~ 13년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니어들은 채용플랫폼에서 검색을 할 때 다른 조건보다는 일단 경력으로 필터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연령에 지원가능한 포지션을 추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필터링을 해보면 첫 번째로 좌절하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두 번째 좌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