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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시니어의 이직에 대한 불편한 진실 3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계속해서 검색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공고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팀장인데 팀장인 듯 아닌 듯 한 포지션이었습니다.



팀장(급) 모집? 실무형 팀장?



‘급’은 뭐지? 팀장이거나 팀원이거나 둘 중에 하나 아닌가? 그리고 팀장이면 팀장이지 왜 실무형이란 수식어를 붙이지? 하는 생각으로 업무 내용을 잘 살펴보면 둘 중에 하나인 것 같았습니다. 팀원이 없는 1인 팀의 팀장, 즉 실무와 리더를 동시에 하거나 혹은 팀장으로 채용했지만 일단 지켜보고 팀장으로 발령낼 지 안 낼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의 팀원이 없는 팀의 1인 팀장은 제가 실제로 겪었던 사례입니다. 최초 그 기업의 채용 공고를 보았을 때는 HR 팀장과 팀원을 각각 그리고 동시에 채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 제의가 왔을 때도 분명하게 질문을 했습니다. 팀장과 팀원을 각각 채용하고 있는 것 맞느냐고 말이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총무담당자(이면서 최소한의 인사 행정을 겸직하는)였던 그분은 분명히 맞다고 확인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입사하고 난 이후 HR 팀원 채용은 중지되었습니다. 사실 실무를 맡는 팀원의 역할이 아주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실무를 바닥부터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점 인원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에서 HR 원맨팀의 역할은 힘에 벅찼습니다. 리더와 팀원의 겸직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리더, 특히 HR은 여러 구성원들과 접촉하는 시간도 많고 여러 회의에 참석해야 함에도 여러 실무들을 정해진 시한에 처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회의가 연달아 있지만, 잠시 쉬는 시간 동안 당일의 신규 입사자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시간에 쫓기며 실무를 해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리더로서의 시야도 좁아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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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의 ‘일단 지켜보자.’의 케이스는 제 지인이 실제로 겪었던 사례였습니다. 팀장으로 채용공고가 났고, 팀장으로 입사하였지만 입사하고 보니 회사는 (이런저런 사유를 말하며) 일단 파트장 직책을 부여하였습니다. 채용공고에 명시되지 않은 업무를 지시하며 성과를 보면서 팀장 직책을 발령하겠다고 하더랍니다. 이후 팀장 발령은 나지 않고 제 지인은 팀장 없는 파트장으로 재직하다가 결국 그만두시게 되었습니다.



시니어 채용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팀원 없이 실무와 리더역할을 동시에 해야만 하기도 하고, 직책도 채용과정과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대기업에서 오래도록 리더 역할을 하다가 중소기업 혹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시는 분들이 제일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이제 시니어에게 온전한 리더 포지션은 없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시니어의 채용장벽을 온몸으로 느끼며 노트북을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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