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최초 해고 통보 이후 채용 플랫폼 검색은 숨 쉬듯 쉬지 않고 하는 중요한 행동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검색하고 지원했습니다. 물론 지원을 해도 바로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요. 기업에서 채용을 하던 HR의 입장에서 보면 일단 채용공고 게시기간이 거의 종료되어야 1차 선별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채용은 구직을 하는 입장에서나, 구인을 하는 입장에서나 최소 1~2개월은 걸리는 장기 여정입니다.
하루 종일 검색을 하면서, 저는 당장 2주 뒤에 있을 모 지자체가 주최하는 강의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관내 기업인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강의였습니다. 사실 전 리더십과 관련한 전공도 아니었고, 석박사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HR 컨설팅기업에서 리더십개발팀장으로 일하기 했지만, 강의를 할만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두 가지 무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다양한 기업경험을 통해 나름 현장을 알고 있었으며, 또 하나는 꾸준한 글쓰기로 저를 브랜딩 한 것이었습니다. 6년 전인 2019년 우연한 기회에 리더십 도서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총 9명이 1년 동안 글을 쓰고 출판하는 여정이었는데요, 2020년 2월에 출판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수, 박사, 전문 코치, 강사 등 쟁쟁한 분들 사이에 제일 미천한 경력으로 말석을 겨우 차지하였지만, 완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저는 글쓰기와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업에 쫓기다 보니 출판 이후 3년 동안 글쓰기와는 담을 쌓았습니다. 3년 만에 우연한 기회에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였고, 브런치에 쌓아가던 글들을 링크드인에 동시 포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1년간 거의 매일 꾸준하게 리더십에 관한 저의 생각을 포스팅하다 보니 어느 새인가 링크드인에서 나름의 리더십 전문작가라는 브랜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현업 경험과 리더십 도서 출판 경력, 그리고 1년에 이르는 꾸준한 글쓰기가 더해지면서 강의 제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해고 통보를 받기 몇 개월 전부터 그렇게 강의 제안을 받아서 서너 차례에 이르는 강의를 했고, 그 경력이 더해져서 해고 통보를 받던 날 우연하게도 새로운 강의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2 차수의 단발성이었지만, 강사료는 저에게 남은 유일한 소득이었습니다. 원래 오래전부터 강사를 하고 싶어 했기에 이번 기회에 강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강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저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AI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