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뜨거운 여름, 가뭄에 단비처럼 걸려온 전화는 첫 강의를 제안해 주신 교육 스타트업의 영업팀장이셨습니다. 저의 첫 강의의 만족도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듯 새로운 강의를 제안하기 위해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어디라고요? 정말 그 회사에서 강의를 한다고요?
강의의 주제는 제가 나름 자신 있었던 리더십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의뢰한 곳이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 공유오피스계의 ‘큰 손’인 기업이었습니다. 2024년 기준 천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큰 기업에서 강의할 수 있다니… 저에게는 좋은 기회이자 미래의 강의를 위한 좋은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상은 해당 기업의 리더 전원(팀장, 파트장)이었고, 제가 처음 받았던 강의의뢰서에서는 리더십 전반이었습니다. 최초 고객사에서 예상한 강의는 4회 차 정도였습니다. 4시간 과정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총 4주 강의였습니다. 무직인 저에게는 금전적으로 상당한 소득이 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기회였습니다. 아주 자신 있게 리더들에게 드리고 싶은 메시지들을 정리했습니다. 강의 슬라이드는 이제 저와 팀워크가 아주 잘 맞는 Gamma와 함께 지난번 강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아무래도 전사 리더 대상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강의를 하기 전 시범강의를 해당 기업의 인사팀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팀원 4명과 팀장님까지 참석하셨고 저는 정성껏 준비한 내용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팀장님의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순간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원하는 강의내용이 아니라고? 그럼 이 강의를 못하게 되는 건가? 이 강의를 놓치게 되면 당장의 소득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망했구나. 별의별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시범 강의는 매우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끝났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듯했습니다. 이제 다음 강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남기고 나가신 팀장님을 저와 동행했던 교육 스타트업의 영업팀장님이 황급히 따라 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