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의 라인일까?

어쩔 수 없는 조직의 생리, 라인 이야기

by Kay

회사에는 라인이 존재한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화려한 것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라인에 소속될 수밖에 없다. 그 라인이 반드시 정치적이거나 승진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단순 친목에서부터 일 때 분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지금은 그 라인의 종류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라인중에 최고는 역시 학교이다. 업종별로 그 업종에서 특히 강한 학교와 학과가 있다. 홍대 미대나 한양대 공대 등이 해당된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학교와 학과도 굉장히 많다. 이들은 해당 업계에서의 희소성과 선점으로 굉장히 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흔히 말하는 스카이는 어디에서나 라인을 구축한다. 하지만 단지 서로의 이익을 위한 라인이므로 선후배 간에 서로를 이용만 하고 내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본인이 스카이 출신이라고 안심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실력이다.


2.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경우이다. 특정 공장, 현장 등을 매개체로 이어지는 라인이다. 특히나 굉장히 상황이 안 좋았지만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었던 스토리가 있는 공장/현장은 그 유대감이 끈끈하고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또한 국내가 아닌 해외 공장/현장이라면 두말한 나위 없을 것이다. 이런 라인은 정말 서로의 능력과 추억으로 맺어진 라인이기 때문에 나중에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현장의 현장소장이 사장이 된 이후 본인의 밑에 있었던 능력 있던 사람들을 많이 밀어주는 것은 흔한 일이다.


3. 우리나라가 학연 지연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이 좁은 나라에서 지역을 많이 따지기도 한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따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되는 것이 지역이다. 여기에 그 지역의 대표 대학을 나왔다고 한다면 그 위력은 배가된다. 지역을 많이 따지는 지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출신의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을 매개로 한 라인이 생기기 마련이다.


4. 학연 지연 등을 다 넘어서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모이는 라인이 있다. 이들에게는 지역이나 학교는 그리 중요치 않다. 리더에 대한 충성심이 가장 중요한 척도이다. 이들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려면 일단 리더의 눈에 들어야 하고, 일종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야 한다. 어느 정도 검증을 거쳐 라인에 들어가게 되면 음양으로 라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물론 나 또한 같은 라인의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굉장히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 강력한 라인이긴 하지만, 리더가 되는 인물이 정치싸움에서 밀려 패배하게 되면 무주공산이 되는 단점이 있다.


5. 마지막으로 본인도 모르게 누구의 라인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신입사원 때나 직급이 낮을 때 일을 가르쳐 주었던 상사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고, 단지 사수/부사수로서 친하게 지내는 것뿐인데도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보통 과장 정도 되면 본인의 색깔을 나타내기 때문에 과장 정도까지는 이런 오해(?)들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만난 회사 내부 사람들에게 어느 부서 출신이라고 소개할 때 혹시 사수가 누구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거의 이런 경우라고 보면 될 것이다.


독불장군으로 회사생활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라인에 들기도 퇴출(?)되기도 한다. 정치적인 것에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조직 내의 이러한 역학관계를 이해한다면 좀 더 유리한 조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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