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돌아와 아직 적응 중이다. 제주 앓이 때문일까 밤에 잠이 안 와 새벽에 자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뤄뒀던 아침 요가를 하며 일상을 되찾아보고자 한다.
오늘은 끝난 후 볼 일이 있어 차를 끌고 요가에 갔다. 작년쯤 친구가 차를 끌고 다녔을 때는 건너편 아파트가 입주 중이라 제약 없이 그곳에 주차했던 걸로 안다. 혹시나 해서 입구로 가보았지만 자동으로 열리지 않아 근처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에서 싸우는 어르신들, 좁은 골목에 왜 차를 끌고 왔냐 잔소리하시는 분들, 마음과 몸의 평온을 찾기 위해 요가 가는 길이 험난하다. 차 하나 겨우 지나갈 자리를 제외하고는 차가 빽빽하다. 처음 차를 끌고 오는 지라 뒷골목 주차난이 이토록 심각한지는 몰랐다. 돌고 돌아 겨우 주차를 하고는 요가 원장에게 이곳 주차는 어떻게 하냐고 문자를 남겨본다. 금방 답장이 왔다. '건너편 아파트에 ○○요가에서 왔다고 하시면 됩니다.' 답장을 받는 순간 미리 물어볼 걸. 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습게도 미리 묻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가는 요가 수업이 첫 수업이었기 때문이다. 수업 시작도 안 했는데 연락하는 건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주차자리를 헤맬 때도 연락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연락해보고 요가 원장이 부재중일 때 생각했어도 되는 일을 나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거다.
이런 생각을 하며 휴직한 직장을 떠올려본다. 함께 해야 할 사안들을 도움 요청하지 않고 혼자 해왔던 나날들. 혼자는 감당이 안 되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원래 당신 혼자 하던 일이 아니냐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동료들. 왜 진작에 함께 하자 요청하지 못했을까 나를 탓하고, 도와주지 않는 동료들을 탓했었다. 주차 자리에 대해 도움도 요청하지 못하는 내가 그 큰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도움부터 요청해보고자 한다. '뭐 이런 작은 걸 꼭 도움받아 해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작은 것부터 연습해보고자 한다. 열었을지 모르는 요가센터에 전화해보는 일, 잘 못하는 것을 어거지로 혼자 해보기보단 함께하자 부탁해보는 일. 그로 인해 좀 더 사람과 얽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