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조각

찰나

by 김예린

거실서 잠들었던
아이가 울먹인다.
이내 거실은 온통 '엄마'를 외는
아이 울음으로 가득 찬다.

무거운 눈꺼풀을 비벼
손을 더듬어 아이의 얼굴을 품에 안는다.
진정되지 않은 아이 등을 토닥일 때
잠에 닫혔던 귀가 열린다.

새벽의 고요를 좋아한다.
아이의 새근거림 위
얹어지는 풀벌레 울음
나무가 온몸으로 뿜어내는
대지의 냄새에 흠뻑 젖는다.

해가 잠들었던 세상을 깨울 때
새들의 지저귐이 먼저 기지개를 켠다.

해는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뜨며
천천히 빛으로 세상을 붓 칠한다.
뻘거스름하고 노르스름한 색을
붓 가득 묻혀
새벽하늘 도화지 위 붓 칠하길 여러 번.

해가 붓 칠 해 놓은 하늘 위를
새 두 마리가 헤엄치듯 날갯짓하며 점을 찍는다.

해가 새벽의 고요를 밀어내자
아침의 부지런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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