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글을 안 썼다.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할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건조해진 내 마음속에 작은 불씨를 밝혀준 질문이 있었다.
"평소 자주 하는 말이 뭐예요?"
"아무래도 만 4세 아이가 있으니 '사랑해, 고마워, 행복해, 소중해, 화이팅" 이런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정말 그럴까요? 한 번 주변에 물어보세요. '내가 자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정말 그럴까요?'... 이 말이 거슬렸다. '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다른 사람은 너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 뭐 이런 뜻인가? 그런데 사실상 나를 돌아보니, 숨기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고 있었던 말은 '아, 힘들다' '너무 힘들다' '쉬고 싶다'였다. 요즘 내 말투를 똑같이 따라 하는 딸이 가끔 당황할 때 "I C.."를 하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이 알파벳을 아주 많이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 아무리 숨기려 노력해도 내 무의식은 항상 나보다 강하다.
일주일 동안 두려워서(?) 이 질문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용기를 내어 물었다.
"여보,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야? 딱 떠오르는 말, 바로!"
"음... 고마워?"
"그럼 여보가 나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뭐야?"
"사랑해!" ^^
두 번째 질문에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딸 아이만 사랑을 듬뿍 주느라 남편을 잊어버리고 살았나 보다. 맞다. 남편도 내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거늘... 딸의 대답이 조금 두려웠다. '혹시라도 나한테 실망스럽거나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에서였을까. 남편에게 대신시켰다. "여보, 나 대신 좀 물어봐요"
"우리 딸이 생각하기에 엄마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야?"
"음... 사랑해!"
"그럼 엄마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야?"
"사랑해!"
"그럼 아빠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뭐야?"
"사랑해!"
"아빠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뭐야?"
"고마워, 사랑해!"
남편과 아이의 입에서 내가 숨기려고 노력했던 '힘들다'는 단어가 나올까 봐 숨죽여 대화를 듣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자주 힘들다고 말하며 인상을 찌푸렸을 나를 예쁘게 봐주고 있었던 남편과 아이에게 미안하고 또 감사했다. 얼른 달려가 아이를 꼭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남편이 물었다.
"그럼 여보가 듣고 싶은 말은 뭐야?"
"음... 내가 듣고 싶은 말?...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음.. 그럼 여보가 원하는 게 뭐야?"
"몰라~ 히~ 몰라서 물어봐 달라고 한 거야. 지금 원하는 건, 커피ㅋ" ^^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몰라서 물어봐 달라고 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나에게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오늘아침 우리 가족의 대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 질문이 오랫동안 스스로와 마주하는 것을 뒤로하고 있었던 나에게 다시 글을 쓰게 해 주었으니 감사했다.
그렇다. 답이 중요하지 않다. 인생에 답이란 없으니까.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좋은 질문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게 만드니까.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나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나는 선택한다.
오늘 행복하기를 선택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