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아주머니에게 달아드린 어버이날 카네이션
16년 전 일이 아직도 생각 난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나는 어버이날을 맞아 오랜 시간 버스에 몸을 싣고 전라남도 광주를 찾았다.
집 앞 꽃집에 들렀는데, 15평 정도의 좁은 공간이었지만 꽃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내가 두 다리를 오므리고 겨우 걸어갈 수 있는 통로만 남아 있을 정도로 꽃집은 꽃으로 가득했고, 그 어떤 슬픔도 어둠도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꽃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아주머니, 카네이션 꽃바구니 하나랑, 코사지 두 개 만들어 주세요."
한참을 말없이, 무심한 듯, 생각에 잠긴 듯, 오묘한 표정으로 카네이션을 만드신다.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햇살 맞은 싱그러운 꽃들로 화사하지만, 전등이 켜지지 않아 왠지 모르게 어두웠던 꽃집 안의 침묵을 깨는 한 마디!
"우리 딸도 카네이션 달아줬었는데......"
"네?......"
"아가씨 어머니는 좋으시겠다......"
"아, 따님이 멀리 사시나 봐요?"
"응, 멀리 살지......"
갑자기 눈물을 흘리신다.
"어, 괜찮으세요?......"
"교통사고로 먼저 하늘로 갔어......"
아,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가씨 나이때 쯤 내 딸을 마지막으로 봐서, 아가씨 보니 딸 생각이 났어. 미안해......"
내 눈물도 참지 못하고 끝내 흘러내렸다.
"꽃을 보면 참 좋아. 그래서 내가 꽃집을 했어......"
딸의 죽음을 슬퍼하다, 꽃을 보면 그나마 마음이 편해져서, 그나마 살아갈 수 있어서 그때부터 꽃집을 하셨다고 한다.
"아주머니, 코사지 하나만 더 만들어 주세요."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아주머니의 손이 분주하다.
"어머니,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아주머니는 나를 딸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안아드렸다. 그리고 코사지 하나를 떨리는 손으로 달아 드리고 나왔다.
벌써 16년 전 일인데, 나는 왜 그날이 잊혀지지 않을까......
난 그때 이분이 어떤 심정일지 상상도 못할 만큼 철부지였는데, 16년이 지난 지금 나도 아이가 생겼고, 이제서야 그분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