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으면서 동시에 나를 믿지 않는 것!
나를 확신하면서 동시에 나를 의심하는 것!
이 불확실성이 내 인생에 항상 깊은 철학적 과제였다.
항상 깨어있으려고 스스로 성찰해야 가능한 사유다.
나를 믿어야 자기 확신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내 지식과 믿음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반성하는 것의 연속이 인간의 성장 과정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처럼, 성장이란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관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행위의 반복이다. 새는 한 번 알을 깨고 나오면 성장하지만, 성장하고자 하는 인간은 끊임없이 틀을 깨며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숙명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성장통을 통해 자신의 틀을 깨며 성장하는 것이 혁신이다.
내가 믿는 만큼 나는 성장한다.
동시에 내가 의심하는 만큼 나는 성숙한다.
나는 다독가다. 현재 필요한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한 책도 읽지만, 여러 분야의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문제도 관점을 달리 했을 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맥락이 달라지면 한 분야에서 맞는 말이 다른 분야에서 틀린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서다. 또한 하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은 편협한 사고를 만들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나의 생각과 지식이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하고, 다양한 분야와 관점을 접하면서 잘못된 편견을 지양하는 의식적 인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독립된 분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분야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깊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경쟁과 비교의 문화가 익숙해서인지 한국 사람들은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고, 이미 충분한 능력과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높은 잣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빠르게만 가는 사회의 변화와 타인의 페이스에 개인은 따라가느라 삶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이 이미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늘 더 높은 이상과 목표와 욕심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아직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몰아세우고 괴롭히는 현대인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는 솔직하고 강력한 피드백이나 질책만으로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소나무가 되기까지 폭풍우와 눈보라를 버티는 힘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에 거대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맞지만, 오랜 시간 따스한 햇살과 좋은 양분이 훌륭한 소나무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필요한 따뜻한 격려와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어야 하며, 나의 사소한 성취와 작은 빛남마저도 스스로가 발견해 주고 자랑스러워해줘야 한다. 내가 믿어주는 만큼 나는 성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