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는 축하와 위로는 사양합니다
최근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에게 기쁜 일이 많았다. 타지에서 건강하게 새 가족을 맞이했고, 우리만의 보금자리도 마련했다. 한국에서 몇십 년간 쌓은 사회적 경험과 기반의 도움 없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이룬 것이라 더 뿌듯하다.
그런데, 기쁨을 누리기도 아까운 소중한 시간에 내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일들이 있었다.
“XX네는 아이가 안 생겨서 걱정이라는데 너희는 잘 낳아서 다행이야.”
“YY네는 더 좋은 동네에 집 샀다던데 너희도 나중엔 그 동네에 사.”
그냥 축하한다는 말이면 되는데 왜 조건을 붙이는 걸까. 다른 이의 불행이 나의 기쁨이 되지도, 다른 이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왜 XX는 나 때문에 쓸데없이 실패자가 되고, 난 또 왜 YY 때문에 난데없이 실패자가 되어야 하는가.
누구나 마음속에 자격지심 1g씩은 가지고 있고 다른 이들의 성공과 실패에 무관하게 살지도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이 다른 이의 성공과 실패에 의해 좌우되기 시작하는 순간, 결국 행복을 잃으며 살게 된다.
난 각자의 인생은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세상의 일을 객관적 잣대에 따라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는 있지만, 각자의 인생은 그 출발점과 목적지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이벤트라 할지라도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즉, 단순 비교가 의미 없다는 것이다.
이제 의미 없는 비교로 나와 타인을 실패자로 만드는 것은 멈춰보자. 그리고 쉽지 않은 세상살이에 각자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주변 이들의 기쁨과 아픔에 온 맘으로 축하와 위로를 건네고, 또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힘을 얻으며 살아보는 건 어떨까.
“Comparison is the thief of joy.”
(비교는 기쁨을 훔쳐가는 도둑이다, 루즈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