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_화요일 오후 세 시의 오븐_250408
너도 알고 나도 아니까 편안하고 쉽게 스며들 수 있어.
익숙해서 특별한 것 없다고 느낄지도 모르지.
그러니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해.
커튼 사이로 햇살이 발끝을 스치고
방문 근처 바닥을 비춰.
온몸이 하얗게 반짝이는 고양이는
온기 가득한 그곳에 앉아
꼬리를 왼쪽으로 살랑, 오른쪽으로 살랑거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먼지를 바라보면서.
깨어난 후 처음으로 깊게 들이쉬는 공기는
더 이상 코와 목을 찌르듯이 지나가지 않아.
밖에서 들어오는 숨과 내 안에서 나가는 숨이
같은 온도로 자연스럽게 섞이는 계절이 왔어.
그 미지근함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게 해.
이대로 조금 더 머물러도 좋겠다고.
토스트기에서 구워지는 식빵 냄새가 스르르
컵 가득 채워지는 미지근한 물이 쪼르르
잘 다녀오라는 글자에서 전해지는 다정함이
집을 나서며 온몸을 감싸는 바람의 뭉근함이
그 간드러짐에 흔들리는 나무의 속삭임까지도
입꼬리에 미소 하나 걸어주며
하루의 시작을 흔들어.
“안녕하세요”
작고 낮게 건네는 인사에
마스크 너머로도 보이는 버스 기사님의 미소
어깨를 톡톡, 노란색 의자를 가리키며,
“내가 여기 앉을게, 아가씨 서 있지 말고 저기 앉아”
하며 자리를 내어주시는 어르신의 마음
“감사합니다!”
피식- 모두의 얼굴에 꽃웃음을 피우는
어느 씩씩한 고등학생의 인사
친구보다 자주 만나는 얼굴들
다정하게 부르는 내 이름과 환하게 웃으며 건네는 아침 인사
일부러 맞추지 않아도, 꼭 맞춘 듯한 손발 호흡
마음을 내어 굳이 건네는 “잘한다”
멈칫하게 될 때는 “괜찮아”, “다시 하면 돼”
뜨거운 물이 튈까 봐 막아주는 살가운 손
맛있었다며 마음 드러내어 표현하는 눈
좋은 하루 보내라며 수줍게 건네는 미소
천천히 해도 된다며 앉아서 기다려주는 마음의 여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잠든 어깨가 살짝 기대오는 무게
노을에 스며들어 가는 익숙한 풍경들
이 모든 건
낯설지 않게, 조용한 위로로 다가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온기 가득한 눈빛
억지로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아주는 마음
이 모든 것 속에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부드러움이 있어
소중하다고 크게 외치지 않아도
늘 거기에 있어 주는 것들 말이야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그 순간들을
다시 들여다 봐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