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_화요일 오후 세 시의 오븐_250415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끓이게 될지 몰랐어.
점심으로 뭘 먹을지,
약속에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마침내 오늘 말할지 말지.
작고 사소한 갈림길 앞에 서서 몇 초 정도 머뭇거리곤 했어.
처음엔 그게 전부였어. 별것 아니었어.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졌어.
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굴러가던 작은 돌멩이 하나,
부드럽게 감싸지고 뭉쳐지더니
바위처럼 묵직하게 눌렀어.
망설임이 멈춤이 되었고
머뭇거림이 침묵이 되었어.
복잡해졌고 더 많은 것을 상상해야 했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안에서 낯설어졌어.
낯섦으로 물든 것인지
원래 내 안에 존재했던 것인지
자꾸만 묻게 되었어.
점점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어.
머리가 아프고, 어깨가 굳고, 턱이 경직되고,
숨이 차고, 입술이 바짝 말랐어.
무얼 고민하고 있는지 마음은 말할 수 없을 때,
몸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어.
분명한 신호로.
가끔은 혼자 생각해.
얼마나 오래 키워온 걸까, 언제부터였을까,
작던 것이 뿌리를 내리고
어느새 줄기를 뻗고,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한 것이.
이상하게도,
그늘이 있어 더 선명해지는 빛이 있듯이
아직 바라는 것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아무것도 애태우지 않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무거워지는 마음이
오히려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지는 건.
어차피 사라지지 않아.
그저 커지고 작아지고 반복할 뿐.
언젠가는 내 안에서 눈보다 더 부드러운 언어로
움직이는 힘이 될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