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바다

괜찮다_화요일 오후 세 시의 오븐_250805

by beautiful wisdom

어느 계절에선가

바람결에 들리는 말이 있었다.


"나무 한 그루가 걸어서 바다로 들어간다."


"아니야, 그 나무는 바다에서 자란 거야."


"아니, 그 나무는 원래 거기 있었고, 바다가 나무 곁으로 밀려 들어온 거야."


사람들은 모여 수군거렸다.

"나무가 걸어간다고? 어떻게?"

"뿌리를 뽑고? 아니면 발이 달렸나?"

"바닷물에 들어가면 죽잖아. 어떻게 살아남는 거지?"


그날 이후, 바다로 이어진 길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를 확인하려고.

망원경을 들고, 줄자를 들고, 심지어 물병에 바닷물을 담아와 염도를 재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한 아이만은 그 대열에 서지 않았다.

그저 멀찍이 앉아, 나무가 지나갈 길목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넌 왜 보러 가지 않니? 어떻게 가는지 궁금하지 않아?"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다른 사람들이 많이 알려줄 거예요.

저는… 왜 가는지 궁금해요."


얼마 뒤 해 질 무렵, 나무는 정말로 바다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열심히 기록했다.

'걸음 속도, 하루 2.3m.'

'바다 도착까지 100일.'

'물에 잠긴 순간 잎의 색 변화 없음.'


하지만 아이는 그저 물가에 서서 나무를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어, 나무의 잎이 크게 흔들렸다.

그 순간 아이는 아주 작게,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괜찮아."


그 말은 나무를 향한 것도, 자기 자신을 향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모든 '이해하고 싶은 몸부림'과 '이해해 주려는 마음' 사이의 어떤 공간을 향한 것이었다.


왜 가는지

그 이유를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나무가 그 길을 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충분했다.


그날 이후, 아이는 알게 되었다.

삶에는 설명될 수 없는 필연이 있다는 것을.

그 앞에서는 '어떻게'보다 '왜'를 묻고,

마지막엔 그저 이렇게 말하면 된다는 것을.

"괜찮다."


그것은 포기가 아닌 수용이었고,

믿음 또는 다짐이었으며,

답이 아니라 평화였다.


나무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을 것이다.

바다와 함께, 바람과 함께,

그리고 우리의 모든 질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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