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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Feb 20. 2018

[Book] 야하고 아름답고 평범한 사랑 이야기

《모두의 연애》  20161219 민조킹 作

《모두의 연애》의 작가 민조킹 님을 처음 접한 것은 기사를 통해서였습니다. 당시엔 책 제목을 눈여겨보지는 않았고, '생활 밀착형 어른들의 로맨스'라는 작가님의 컨셉이 마음에 쏙 들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기 시작했지요. (☞민조킹 인스타그램)


간간히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게시글만 받아보고 있던 중, 수원의 동네책방 '서른책방'에 방문했다가 《모두의 연애》를 발견했습니다. 책장을 몇 장 넘겨보고는 대번에 '그때 기사에서 봤던 그 작가'라는걸 알아보고 반갑게 집어들었습니다.



출처 : 민조킹 작가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minzo.king/)

민조킹 작가의 그림은 야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 야한 소재(?)를 과하게 자극적으로 표현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미화하지 않습니다. 그냥 사랑의 긴 여정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한 장면일 뿐인 것이죠.


그래서  《모두의 연애》 를 읽다보면, 연애 초반 한 우산을 쓰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하는 장면처럼, 연애 중반 서로의 몸을 포개고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모두의 연애》라는 책 제목을 작가님이 직접 지으신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에서 기획 과정에서 내놓은 제목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모두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이니까요.

이런 나의 이야기는 곧 당신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잘 짜인 시나리오의 주인공처럼 모든 것이 착착 들어맞는 듯해 '이건 운명이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다 서로의 다름을 발견하고, 어긋나고, 예상치 못한 모습에 놀라고, 실망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달라고 소리 지르고... 마침내 서로를 받아들이고, 보듬어 안는 그 치열한 모습들. 《모두의 연애》에는 우리의 이러한 모습들, 연애의 적나라한 민낯을 담아 보려 했다.

- 《모두의 연애》 p.5


저는 '책 리뷰'라는 제목을 달고 글을 여럿 썼지만, 사실은 그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을 제멋대로 늘어놓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모두의 연애》는 제가 지금까지 리뷰를 썼던 책 중에 가장 할 말이 없는 책입니다.


책이 별로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한 장 한 장 너무 공감이 가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그대로를 이미 책에 다 그려놓고 써놓아서 저는 별로 덧붙일 말이 없어졌습니다.


그림 속의 남자와 여자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희미한 형체로만 등장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이름을 가진 특정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냥 장면장면에 나 자신을 넣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모두의 연애》는 지금 연애를 하고 있거나, 또는 과거에 누군가와 사랑을 나눴던 경험이 있는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모두 다른 이유로 사랑에 빠졌고 또 모두 다른 이유로 헤어졌고, 또는 또다른 이유로 결혼을 하게 되었겠지만, 신기하게도 이 책은 그 모든 경험을 아우릅니다. 


사랑에 빠지고,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고, 설렘보다 익숙함이 더 소중한 사이였다가, 그 익숙함이 소중함을 좀먹고, 다시 후회하고. 어쩌면 모든 사랑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 단계단계를 어떻게 헤쳐나가는가 하는 아주 사소한 디테일로 인해 결말이 달라질 뿐인 것인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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