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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Jun 29. 2017

[Book] 영화같은 전개, 파격적인 결말의 스릴러

<나는 언제나 옳다> 20151130 길리언 플린 作


길리언 플린의 단편소설 <나는 언제나 옳다>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아주 가벼운 책입니다. 핸드백에 쏙 넣어 다니다 읽으면 딱 좋을 만한 크기입니다. 여름 휴가에 뜨거운 백사장 파라솔 밑에서 읽으실 만한 책으로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강남의 북카페 '북티크'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책을 샀고,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다 녹기도 전에 이 책을 후루룩 다 읽어버렸습니다.


3만 7519자, 193매, 96페이지.
가장 짧고 가장 섬뜩하고 가장 강렬하다.

책 뒷표지에 쓰여 있는 캐치 프레이즈가 이렇게 꼭 알맞을 수가 없습니다.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숨쉴 틈 없이 책에 빠져들게 되고, 읽는 내내 종이 위의 활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분명 흰 종이 위의 검은 글씨를 보고 있는데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눈 앞에서 영상이 '자동재생' 됩니다.


<나는 언제나 옳다>는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습니다. 화자는 미혼모의 딸로 자라 매춘부를 하다가 현재는 가짜 심령술사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어느 날, 수전이라는 여자가 점을 보러 주인공을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귀신이 들렸다는 수전의 저택, 그리고 작은 악마처럼 행동하는 아들 마일즈. 새엄마와 의붓아들의 갈등. <나는 언제나 옳다>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사실 그 동안 스릴러 영화에서 매우 빈번하게 등장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는 동안 영화 <식스센스>나 <디아더스>,  <오펀: 천사의 비밀>, 한국 영화로는 임수정과 문근영이 주연했던 <장화, 홍련>이나 최근에 개봉한 <시간위의 집> 등등 다 나열할 수 도 없이 많은 영화들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묘미는, 익숙한 스릴러 영화의 단골 소재들을 가져다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스릴러 영화의 앞단에는 미스테리한 일들이 배치되고, 후반부에는 '사실은 이러이러한 것이었다!'는 식으로 반전을 펑! 터뜨리기 위한 설명으로 마무리 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나는 언제나 옳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1인칭 시점을 유지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이자 하이라이트이자 백미는 이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입니다. 다른 스릴러물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결말을 취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나면, 충격과 스릴과 약간의 당황스러움(?), 어이없음(?), 찜찜함(?)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뒤엉켜 머리를 어지럽힙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보면, 이렇게 절묘하게 잘 지어 놓은 제목이 또 없습니다. 사실 원 제목은 'The grown up'이지만, 한국어판을 내는 과정에서 '나는 언제나 옳다'라는 제목을 정했다고 합니다.


"나는 언제나 옳다."

과연 나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나는 정말로, 언제나 옳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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