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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은 날

현실 자각의 시간

오늘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어떤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막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인 듯하다. 예전에는 누군가와 헤어질 때 못다 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전해주곤 했다.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입이 떨어지지 않기도 했고, 헤어지고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할 말이 정리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를 알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하긴 나를 아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군가의 시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타인의 눈이 필요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기 어려운 것이 정상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과신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을 과소평가한다. 어느 쪽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를 그대로 보는 것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해 준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리얼 셀카에 충격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모습이 지금 그렇게 보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은 녹녹지 않기에 자신이 있는 곳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이 꽤 많은 듯하다. 약간의 환상은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지나친 환상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잊게 한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고 싶을 때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에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어디었는지, 못다 한 마음속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을 때 글을 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도 의식이 있는 편이며, 상대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알고 논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판단하고 거기에 논리를 맞추어 가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중 누가 완전히 객관적일 수 있을까.

세상에는 완전한 악인도 없고, 완전한 선인도 없다. 그저 자신의 편에 있는 사람이 선인이고, 자신의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이 악인이라고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주 그런 명제를 잊는 듯하다. 나의 반대편이라 느껴지는 누군가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면, 맥락적 이해를 하기보다는 그의 말과 행동에서 흠결을 찾는다. 사람의 말과 행동은 완전하기 어렵기에 흠결을 찾고자 하는 그들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실수가 아니라고 한다. 그 흠결은 마음속에 잠재된 것이 나온 것이므로 그 사람은 돌아볼 가치가 없다고, 그 관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판단은 완전하지 않다. 누군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잣대를 점검하고 나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너무 어렵지만...)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마음속 이야기 보따리를 주섬주섬 꺼내고 있다.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보따리가 당신이 가진 것과 꽤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을쓰는이유
#현실자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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